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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두배 즐기기] ‘일상에서 멀지 않은 피안처, 구곡폭포와 문배마을’
장선호 기자  |  rsegaq3133@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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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0.13  14: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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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게만 가던 새 학기도 벌써 6주차에 접어들었다. 가을 날씨는 청명하지만, 학업 스트레스, 취업 스트레스, 인간관계 스트레스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신경이 쓰이고 예민해지기만 한다. 이럴 때는 모든 걸 털어버리고 혼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소심한 마음에 먼 여행을 떠나지도 못한다. 잔뜩 쌓인 과제의 압박에 반나절도 여유롭게 보낼 용기가 없다. 여행 경비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이래저래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춘천 인근엔 의외로 밀도 있게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바로 구곡폭포와 문배마을이 아닐까? 
  
일상에서의 탈피가 무척이나 다급했던 모양이었다.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척이 빠르고 가벼웠다. 성심병원 앞 도로를 쭉 내려가면 큰 길 사거리가 나오는데, 거기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바로 버스 정류장이 있다. 50번이나 50-1번 버스를 타면 한 번에 구곡폭포 입구까지 갈 수 있다. 정류장을 출발한 버스는 송암 스포츠타운과 의암댐, 덕두원, 삼악산, 강촌을 차례로 지나치는데, 그것만으로 마음은 벌써 들떠있었다. 어느새 구곡폭포 입구에 도착하니, 평일인데도 입구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소풍을 온 중학생부터 가벼운 산행을 나온 중장년의 등산객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입구를 뒤로 하고 구곡폭포로 향했다. 
  
폭포로 가는 길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푸른 나무들과 빨갛게 물들어 가는 단풍, 청량한 시냇물 소리, 나뭇잎 사이사이로 간지럽게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까지, 어느 하나도 놓치기 아까울 정도였다. 풀숲 너머로 뛰노는 다람쥐도 가을날을 즐기고 있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이리저리 뒤쫓으며 셔터를 눌러댔더니 어느 새 이마에 땀이 맺혔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땀을 식히며 잠시 상쾌한 가을 바람을 만끽했다. 입구에서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큰 길은 끝나고 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인 산행이다. 오기가 생길만큼 힘든 길이었지만, 계단의 끝에는 구곡폭포가 기다리고 있었다. 물줄기가 아홉 구비 돌아 떨어진다는 구곡폭포는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변 계곡과 수목에 잘 어우러져 그 경관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보는 것만으로 마음까지 시원해져, 가파른 계단을 올라온 피로가 싹 가셨다. 다시 힘을 내 문배마을을 향해 산길을 올랐다.
  
문배마을로 가는 길은 더 험난했다. 산행의 고통도 그만큼 컸지만 다행히 생각보다는 길이 짧았다. 숨이 넘어갈 듯했던 오르막이 끝나자 곧 문배마을이 나왔다. 마을은 200년 전부터 형성됐는데, 작은 문배나무가 있다고 해서 혹은 마을 생김새가 짐을 가득 실은 배 형태라고 해서 문배마을이라고 불렸다. 이곳 주민들이 영화 ‘동막골’에서처럼 한국전쟁이 일어났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마을은 산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을로 들어서면 장씨, 이씨, 김씨 등등 주인장의 성씨를 딴 예닐곱 곳의 식당이 있다. 닭백숙, 닭도리탕, 메밀전, 빈대떡 등등, 그리고 막걸리. 산행의 즐거움은 더해주고 피로는 풀어주는 환상의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다. 문배마을에는 제법 큰 생태연못도 있다. 산등성이에 어떻게 저런 연못이 생겼을까 싶다.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인공 연못이라는데, 연못 한 가운데 분수대도 있고 연못에 서식하는 각종 식물도 볼만하다. 둘레에는 지압 돌을 깔아 놓은 산책로도 있다.  
  
문배마을을 둘러보고 내려가는 길.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하며 문배마을로 오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뿌듯했지만, 터벅터벅 내걷는 이 길의 끝에는 구곡폭포와 문배마을이 아니라 온갖 과제와 근심거리들이 가득한 일상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다시 되올라갈 수는 없었다. 구곡폭포와 문배마을에서 보낸 반나절에서 일상을 견뎌낼 힘을 얻었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 춘천을 떠난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거라고. 그렇게 마음 먹으니 춘천으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버스가 오히려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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