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호 특집 좌담회를 하면서 몇 가지 요청을 한 적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대학의 얼굴인 학보는 건설적인 의견과 보도를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금년도 한림학보를 보면서 변화와 함께 눈에 띄는 테마들로 채워져 즐겨 읽는 독자로서 고마움을 느낀다. 우선적으로 선정적 제목으로 독자를 현혹하려는 시도가 없다는 점이다. 똑같은 내용임에도 부정적 제목으로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아서 좋다. 적은 지면임에도 테마별로 지속적인 게재가 이루어짐에 또 한 번 좋다.
학보가 다양한 내용으로 변화를 시도하려는 모습이 비쳐지는데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진로를 위해 취업과 관련한 고정란을 할애한 점은 어려운 결단이라고 생각되기에 담당자로서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춘천 두 배 즐기기’, ‘몸꽝에서 몸짱으로’를 통해 학생들의 오감과 오기를 자극하고, 손가락 문화에 젖어 감성이 마비되어 가는 학생들을 위해 ‘춘천 문화캘린더’를 제공함으로써 감성의 샘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문화 불모지인 춘천의 이미지를 미화하는 부분에서는 찡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또한, 짧은 시간임에도, 적은 인원임에도 취재에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완성판을 제공하는 모습은 더더욱 아름답다.
아쉬운 점도 있다. 학보는 학내 대소사에 대하여 정확한 시각과 날카로운 분석으로 공정한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취재를 위해서는 기사기획과 더불어 취재원 발굴, 취재기자 선정을 통한 역할분담 등 할 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기사 면을 소개해 본다.
533호(9월 24일 자) 3면의 취업률 관련 기획을 보면 취업센터와 관련한 학부 학생의 인터뷰 기사가 있다. ‘센터에 찾아가 본 적이 4년 동안 한 번도 없다…(중략)…한 주에 너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해 전문화가 없어 보이고 상담을 위해 방문해 보면 얘기를 나눌 직원이 없었다’. 무슨 소리일까? 방문한 적이 없다면서 어떻게 기관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인가. 앞 문장과 뒷 문장이 일맥상통하지 않는데도 기사화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인터뷰 내용에 대한 기자의 검증이 필요한 부분임에도 무조건 기사화한 것은 아닌지 되새겨봐야 한다. 이러한 기초적인 검증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지면에 실리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이는 학보 전체에 대한 신뢰성을 크게 훼손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 다양함과 진정성으로 학내 구성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학보사에 부탁하고 싶다. 스마트폰에 젖은 세대에 맞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함을 분명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읽는 것 보다는 보는 것에 더 만족하는 학생들을 위해 기존의 지면과 함께 웹으로 뉴스를 제공함은 어떨지. 웹과의 병행을 위해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학보사 지원자가 넘쳐나는 대우와 환경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실행함으로써 독자인 학생들이 진정으로 사랑하고 열심히 읽고 의견을 제시하도록 함으로써 대학발전을 위해 일익을 담당하는 매체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도 밤을 새워가며 편집하고 오ㆍ탈자를 검색하며 월요일 아침의 출산을 기대하는 학보사 여러분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 취업지원센터 박찬준 팀장
|
| <저작권자 © 한림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