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시작된지도 벌써 한 달 남짓이 되었다. 겨우내 한산하던 캠퍼스가 학생들로 채워지고 다시금 살아 움직이고 있다. 본인이 한림대에 온지도 이제 3학기 째. 그런데 매학기 빠짐없이 들려오는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있어서, 이렇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그러한 사태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이 글을 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임대차계약과 보증금의 우선변제에 관한 것이다. 우리 한림대학교는 다른 지방에서 온 학생들의 비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기숙사시설이 부족한 결과 많은 학생들이 학교주변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부동산거래에 생소하고 관심도 없을뿐더러 학기시작이 다되어서 급하게 집을 구하다보니 주로 부동산중개업자나 집주인의 말만 듣고 곧장 임대차계약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이미 부동산의 가액을 넘는 채무의 담보로 제공되어 있는 주택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이 있고 또한 보증금의 반환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고는 나중에 그 주택이 경매나 체납처분에 의해 매각되는 때에 가서야 비로소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는지를 상담하러 오는데 이는 안타깝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물론 학교에서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차원에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나 대항력 및 보증금의 우선변제권이 확보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소망스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임대차계약을 하는 학생 자신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그 최소한의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자취하려는 학생은 계약에 앞서 당해 부동산의 등기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선순위권리자들이 다수 있고 그들의 채무액의 합이 부동산가액과 비슷하거나 이를 넘는 경우에는 아예 보증금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한 다른 곳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둘째, 주택이 다른 사람에게 양도될 때 새로운 소유자에게 대항하여 임대차계약의 존속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을 이전하여야 하며, 경매 또는 체납처분으로 매각되는 경우 보증금을 우선적으로 반환받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이전과 함께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확정일자는 전입신고 시 동사무소에서 극히 적은 비용으로 간단히 받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받도록 한다.

  셋째, 만약 주택이 경매되는 경우에는 일단 경매법원이 세입자들에게 통지를 하고 있으므로 통지를 받으면 경락기일까지 법원에 배당요구를 하여야 한다. 위 두 번째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 이상의 요건이 갖춰진 때 춘천시의 경우 보증금이 2000만원 이하라면, 소위 소액임차인은 그중 800만원을 다른 담보권자보다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항상 800만원을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닌데,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 보증금액수가 경락된 주택가액의 1/2을 넘으면 1/2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인정되고, 또 소액임차인이 다수이고 이들이 우선변제 받을 보증금액수의 합이 주택가액의 1/2을 넘는 때에는 주택가액의 1/2에 해당하는 금액에서 우선변제 받을 보증금의 합산액에 대한 각 임차인의 보증금비율 만큼만을 우선변제 받게 된다.

  이상에서는 임대차보증금을 최소한 확보할 수 있는 법적인 조치를 제시해보았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주장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강구함으로써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는 때 소요될 시간적 노력과 정신적 고통 그리고 재산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최수정(법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