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인간관계에서 빠지지 않는 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술자리를 피하기 어려운데 적당한 음주는 인간관계를 좋게 할 뿐 아니라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잦은 술자리와 잘못된 음주 문화로 과음을 하게 되면 여러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이에 본지는 알콜에 의한 질병과 그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과도한 음주, 치매 걸릴 확률 높여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의대의 브레텔 박사가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6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1.5배 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알콜성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콜성 치매의 대표적 증상은 블랙아웃인데, 소위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한다. 대부분 블랙아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뇌 손상을 일으켜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최경규 교수가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알콜성 치매의 증상을 방치할 경우 짧은 기간에 치매로 발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콜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과도하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술을 마실 때 물을 자주 마시고 흡연을 피하는 등 올바른 음주 습관을 가져야한다.

계속된 음주, 간질환에 치명적
과도한 음주는 알콜성 간질환도 유발한다. 알콜에 의한 간질환은 보통 지방간, 간염, 간경화 순으로 진행된다. 질병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더 위험하다.

  가장 초기 단계인 지방간은 알콜이 몸에 흡수돼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과산화지질이 많이 생겨 간 표면에 지방이 쌓인 상태다.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 외관상으로 건강해 보이지만, 피로감, 권태감 또는 오른쪽 상복부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지방간의 증상은 지방의 축적 정도와 기간, 다른 질환의 동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지방간의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알콜성 간염은 지방간인 상태에서 과도한 음주로 인해 간에 염증성 손상이 진행된 상태다. 경미한 경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심해지면 입맛이 없고 구토와 설사 증상까지 동반한다. 6개월 이상 간염을 방치할 경우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간염을 방치한 채로 술을 마시게 되면 결국 만성적인 염증으로 발전하고, 이는 정상적인 간 조직이 섬유화돼 간의 기능이 저하되는 간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간이나 간염은 금주와 치료를 동반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간경화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오른쪽 상복부의 통증이 있거나 쉽게 피로감이 드는 등 지방간 증상이 의심될 때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과 비만 유발할 수도
알콜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내리기도 하지만 계속 마시다보면 혈압이 상승돼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은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지만, 조기에 사망할 확률이 높은 질환이다. 게다가 뇌혈관 질환이나 심장질환, 안과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서 약물을 복용 하는 경우도 있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증상을 완화하는데 가장 중요하다.

  또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1g당 4kcal인 것에 비해, 알콜은 1g당 7kcal로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2배에 가까운 고열량이다. 따라서 과음할 경우 비만을 유발할 수 있으며, 당뇨병 및 성기능 장애, 관절염, 심혈관계 질환등, 성인병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음주, 무조건 나쁘지는 않아
과음은 치매를 유발하지만 매일 1~3잔의 술을 마시는 것은 오히려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브레텔 박사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1~3잔의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42%나 낮았다. 또 일주일에 한잔 이상 술을 마신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로 건강을 해치는 것을 예방하려면 과음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술을 안 마시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적당량 술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남성은 하루 3~4잔, 여성은 하루 2잔이 가장 적당한 양이라 할 수 있다. 또 간 기능은 보통 72시간이 지나야 정상적으로 회복되기 때문에 과음을 한 뒤 3일 이내에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