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듣지 못하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것에 더 많이 도전해야 했습니다. 할 수 없는 것과 포기해야 하는 것은 다릅니다.”

  한국의 ‘헬렌켈러’라 불리는 재일교포 김수림 씨의 저서 ‘살면서 포기해야 할 것은 없다’는 책 속에 담긴 내용이다. 우리는 쉽게 ‘시간이 없으니까’, ‘돈이 없으니까’, 혹은 ‘성적이 나쁘니까’ 등의 이유를 핑계로 해보지도 않고 쉽게 포기한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캠퍼스의 청춘들로부터 내가 경험한 깜짝 놀랐던 질문 중 하나는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안되면 어떡하죠?”였다.

  우리는 흔히 할 수 없는 것과 포기하는 것의 경계에서 혼돈을 한다. 그리고 포기하면서 스스로 위안의 핑계를 가진다. ‘맞아, 이건 내가 할 수 없는 것이야’ 그러나 세상의 그 누구도 판도라 상자 속의 결과를 모르듯이 젊은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은 본인 자신도 아직 측정해보지 못했다. 그리스 신화 속 판도라 상자의 가장 깊숙한 안쪽에는 ‘희망’이 있다고 한다.

  전공 특성상 청각장애인을 자주 접하는 한 사람으로서, 남아있는 청력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수림 씨가 한국어, 일본어, 영어, 스페인어 등 4개 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더군다나 어릴 적 부모님의 이혼과 영양실조 등 불우한 가정환경을 겪어온 그녀가 지금 우리 앞에서 당당히 외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갖고 있는 세 가지 신념 때문이다. ‘부딪혀 봐라’, ‘즐겨라’, ‘하면 된다’ 지금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장애가 있음에도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온갖 노력을 통해 스스로 우뚝 선 그녀보다 뭐하나 부족함이 없다면, 오늘 이 순간부터 ‘포기’ 보다는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어’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부족함은 인정하되 포기 없이 도전하길 바란다.

  물론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해 보는 것은 위험을 수반할지도 모르고 손해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득일까? 손해일까?’를 따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공격적으로 인생을 즐기는 것이 결국은 자신의 길을 개척해가는 것이다. 새로운 교과목이 개설되면 학생들은 그 과목을 수강했던 선배들로부터 조언과 소위 ‘족보’라 불리는 노트가 없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것을 종종 목격한다. 새로운 교과목을 도전하기보다는 되도록 안전하게 A+학점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학점에 늘 연연해왔던 저자 역시 충분히 이해는 한다. 그러나 2013년 8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발표한 180개 주요 대기업 대상 ‘대졸 신규 채용과 스펙 연관성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의 예상과 달리 일반적인 스펙보다는 젊은이들의 도전정신ㆍ열정 등을 중시하고 이러한 역량을 알아보기 위해 인성ㆍ적성 검사와 실무면접, 토론 면접 등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2013년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 역시 스펙을 배제한 채, 응시자들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PR로써 평가하는 ‘CEO형 인재개발 콘테스트’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즉 사회에서 바라보는 캠퍼스의 청춘들은 젊음을 무기 삼아 겸손함과 배움에 대한 열정, 멋진 가능성을 가지고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도약의 기회로 삼는 자이다. 완성되지 않은 꿈을 가진 자이기에, 아니 완성될 꿈을 이룰 자이기에 가능성의 큰 날개를 달고 두려움 없이 자주 넘어지고 일어날 특권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다시 김수림 씨의 저서로 돌아와서 끝을 맺고 싶다. “누구나 멋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내 인생을 만드는 건 바로 나 자신”, “마음에 끌리는 건 피부로 느껴봐라” 귀가 들리지 않아도 끊임없는 도전으로 한 가정의 훌륭한 부모이자 세계적 금융기업인 골드만삭스에서 커리우먼으로 일하는 그녀처럼 큰 시련에도 포기하지 않고 충분히 노력하고 도전한다면 한림캠퍼스의 모든 청춘은 각자의 멋진 가능성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한다.

  늘 고민과 걱정을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나는 오늘 이렇게 말하고 싶다. “도전해 보고 아주 크게 넘어져 봐라, 그리고 넘어진 이유를 깨달으며 다시 일어서라”

/한우재 (언어청각ㆍ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