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대학 생활에서 먹는 문제는 가장 중요하다.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정주대학’이라면 그 중요도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우리 대학 학생들은 대부분 학생식당을 ‘맛이 없다’는 이유로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본지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우리 대학 학생식당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생식당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한 데 모아봤다.

점심시간이 한창인 화요일 오후 12시. 학생복지관 2층 학생식당 안은 점심 한 끼를 해결하기 위해 모여든 학생들로 붐볐다. 식권을 구입하기 위해 줄 서 있던 A씨는 “평소 공강 시간이 1시간 밖에 없는데다 요즘은 날씨가 추워 멀리 나가기 귀찮다”며 “얼른 먹고 수업준비를 하려다보니 화요일에는 주로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곳은 현재 학내에서 수용인원이 가장 크고 가장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아워홈이 4년째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식의 종류는 5종. 가장 저렴한 한식 백반 ‘가마’를 비롯해, ‘휘당’, ‘비스트로’, ‘모던볼’ 3개의 코너에서 찌개, 덮밥, 돈가스 등의 메뉴를 판다. ‘학생’을 위한 식당답게 가격은 2천1백 원부터 3천5백 원까지 다양하다. 2천1백 원으로 판매되는 ‘가마’는 재작년 3백 원 가격 인상 이후 가격 변동이 없었다. 대학 측에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가격 인상을 하지 않는 것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내는 돈만큼 식사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고등학교 급식보다 반찬이 허술하다’는 반응이다. ‘휘당’, ‘비스트로’, ‘모던볼’ 3개 코너는 이번 학기부터 가짓수를 줄여 1개 코너 당 1개 종류의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대신 매일 다른 메뉴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지난 학기 1개 코너 당 세 종류의 음식을 판매했던 것에 비하면 학생들의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선택권은 줄어들었다. B씨는 “갑자기 음식 가짓수가 줄어든 이유를 모르겠다”며 “메뉴가 이것 아니면 저것 밖에 없는데 심지어 늦게 오면 먹고 싶은 메뉴는 매진돼 그마저도 선택권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워홈 지점책임자 최지은 영양사는 “지난 학기는 여러 메뉴를 관리하다 보니 배식 대기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 주 메뉴가 같아 학생들이 식상하다고 느꼈다”며 “한 번 이용한 학생들이 수요일부터는 식당에 오지 않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맛없고 메뉴 식상해
학교 밖으로 나가는 학생들
다양한 메뉴 개발 필요
운영 시간 짧은 점도
이용에 불편

학교 밖으로 향하는 학생들
평소 학생식당을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C씨는 “반찬이 너무 부실해서 잘 안 먹게 된다”며 “특히 ‘가마’는 채소 위주 반찬만 나오는데다 먹고 나면 금방 허기지기 때문에 차라리 비슷한 가격에 인근 도시락 집에서 사 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일주일간의 가마 메뉴를 살펴본 결과 김치와 각종 나물이 주 반찬이었으며 간혹 미트볼, 소시지와 같은 완제품 형태의 반찬이 고기를 대신해 나오는 식이었다. 최 영양사는 “‘가마’는 단가가 1천9백 원 정도로 사실 4찬 제공은 무리”라며 “양과 질적으로 모든 학생을 만족시킬 수 없지만 영양을 고려해 1주일에 1번은 두부, 계란 등의 단백질 음식을 제공하려한다”고 말했다.

  ‘가마’ 한 끼는 6백 칼로리가 조금 넘는다. 20대 성인 하루 권장 칼로리가 2천~2천5백 칼로리인 것으로 볼 때 ‘가마’로 세 끼를 먹어도 하루 권장 칼로리에 미치지 못한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학생들은 ‘맛있는 음식이 나온다면 먹을 의향이 있긴 하나 양도 적고 먹고 싶은 것이 없으니 식비를 조금 더 내더라도 밖에서 배불리 먹겠다’고 생각한다. 본지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53%가 ‘맛이 없다’는 이유로 학생식당을 이용하지 않았으며, 62%의 학생이 ‘학교 주변 식당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운영 시간 너무 짧아 문제
학생복지관 2층 학생식당은 식당 운영시간인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평균 9백 여 명의 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끼니 때를 놓쳐 점심시간 이후에 학생식당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식당 안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대충 한 끼를 때우거나 ‘참참’의 주 메뉴인 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D씨는 “수업이 오후 늦게 끝나는 날에는 식사 제공이 안 되니까 가까운데서 밥을 먹고 싶어도 갈 곳이 없어 불편하다”며 “어쩔 수 없이 편의점이나 학교 밖으로 나가야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본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운영시간이 ‘짧다’고 느꼈다. 최 영양사는 “3년 전에는 브레이크타임 없이 식당 운영을 해왔지만 12시~1시를 제외하고는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식사시간 대가 아닐 때도 식수가 1백~2백 명이면 고려해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교직원식당 이용하는 학생들
눈에 띄게 많아져
같은 시각 대학본부ㆍ별관 1층에 위치한 교직원 식당. 식권판매기 앞은 사람들로 줄을 이었다.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4백5십 여 명으로, 이중 학생은 1백 명 정도다. E씨는 “학생식당보다 교직원 식당을 더 많이 찾는다”며 “천 원 정도 비싸지만 돈을 더 내고 먹는게 낫다”고 말했다. ‘교직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들이 몰리는 탓에 식당 입구에는 ‘중식시간 학생의 이용을 삼가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교직원 식당 최승진 영양사는 “배식 대기가 길어지다 보니 교직원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며 “단가가 세다보니 음식의 질이 더 낫고 반찬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