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된 주에는 휴대폰이 수 없이 울린다. 학기가 시작되면 빠질 수 없는 것, 개강총회 때문이다. ‘뉴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문자 메시지와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개강총회 뿐 아니라 대학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개인이 원하는 많은 정보를 손쉽게 습득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정보의 습득이 과잉되면서 우리는 미디어의 여러 부정적인 면 또한 피할 수 없게 됐다.

첫째로,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들이 손쉽게 제공되는 것을 보면 과연 ‘사적 공간’이라는 것이 현대사회에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최근 롯데ㆍ농협 등 대형 카드사의 개인정보유출을 보면 우리의 사적 정보가 인터넷 정보활동공간에 얼마나 떠도는지를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의 개인정보와 사생활은 네트워크 이곳저곳에 널리 분포돼 있다.

둘째로, 방송에서는 미디어 산업에 잠재되어있는 부가가치를 창출해내기 위해 대중에게 자극적인 프로그램들을 계속해서 제작하고 있다. 걸 그룹들은 ‘노출 전쟁’이라도 하듯 방송수위를 극에 달하게 하고 있으며, 드라마는 불륜과 복수 등 비도덕적인 내용이 아니면 흥행하지 못한다. 이른바 ‘막장 드라마’라고 이름 붙여지는 드라마의 시청률은 30%이상을 기록한다. 언론매체 이데일리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 방영됐던 드라마 ‘아내의 유혹’은 최고의 막장 드라마로 손꼽히지만 평균 시청률이 31.7%로, 당시 10주 연속 1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작년 방영됐던 ‘백년의 유산’ 역시 막장 드라마라고 불러졌지만 시청률 30.3%를 기록했다. 이처럼 현대 한국 드라마는 윤리의식보다는 대중을 자극하며 이익창출을 우선시 하게 됐다. 언론매체 또한 상관조정기능을 하기보다는 이른바 ‘경마식 보도’로 지역 간의 관계를 극단의 양극화현상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에 살아가면서 정보 재화의 비중은 무한대로 급증하고 있다. 우리는 거의 모든 정보를 미디어를 통해 습득한다. 또한 과거의 패러다임을 탈피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보의 과잉으로 사람들은 더욱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고, 미디어는 정보전달을 넘어 선동의 매개체가 됐다. 물론 탈근대사회로 들어서면서 윤리의식이 바뀌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변화되는 양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오랜 관습을 버릴 줄도 알아야한다. 하지만 변해가는 미디어의 윤리의식이 과연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봄이 됐다. 그러나 근대사회의 과도기에 놓인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봄이 오지 않았다. 여전히 어디로 가야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 또한 혼란의 눈보라에 휩싸여 바른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더욱 올바른 의식으로 깨어야한다. 발전된 미디어를 통해 재미와 편리함도 얻지만 교훈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올바른지 신중히 생각해야한다. 아직까지는 혼동 속에 있지만, 우리의 올바른 의식으로 바른 길을 찾았을 때 미디어에도 ‘봄’이 오는 날이 있을 것이다.

/석대성 (언론ㆍ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