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사건이 발생했다. 평상시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탓이 이유로 대두되면서 대한민국의 안전불감증이 문제로 야기됐다. 또한, 올해 초 부산에 있는 한 대학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중 건물이 무너져 학생들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원인은 부실공사였다. 이렇듯 현재 대한민국은 위험에 노출돼 있어도 느끼지 못하는 안전불감증 상태다.  

안전불감증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우리 대학 내에서도 해당된다. 교내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곳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약품을 이용해 실험하는 실험실을 꼽을 수 있다. 실험실에서는 지켜야 할 수칙들이 있다. 예를 들어 실험할 시 실험가운을 꼭 착용을 해야 하며 발등을 덮는 운동화와 고글, 장갑 착용, 여학생의 경우 치마보다는 바지를 입는 등이 있다. 실험 전 반드시 교수나 조교의 안전수칙을 듣고 실험에 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이와 같은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자주 하는 실험이다 보니 학생들이 위험에 둔해진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화학과 한 학생은 “교수님들과 조교분들이 실험 전 안전수칙에 대해 설명하신다”며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답답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고글을 착용하지 않는 등 관리하는 사람이 없으면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생 2천5백 여 명이 거주하는 학생생활관 역시 안전은 항상 중요한 부분이다. 이에 지난 7일과 8일 학생생활관에서는 재난대응 안전훈련(비상대피훈련)을 실시했다. 

제1관의 홀수 층과 제2, 3, 4, 5, 6, 7관, 제 8관의 홀수 층이 7일에 실시했고 제1관과 제8관의 짝수 층이 8일에 실시했다. 비상대피 훈련은 총 2천5백80명의 사생들 중 2천4백88명이 참여했다. 진행 방식은 소방훈련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 후 사이렌 소리가 나면 학생들이 방에서 나와 정해진 비상계단을 이용해 1층 출입구 밖으로 대피하는 것이었다. 생활관 측에서는 참여를 한 학생에게는 출석표를 주어 상점 1점을 했지만, 참여를 하지 않은 학생에게는 벌점 5점을 부과했다. 

만평=장한솔 기자

일각에서는 이러한 진행 방식에 대해 불만이 제기됐다. 바로 ‘보여주기식’ 같다는 것이 이유다. 비상대표훈련을 예고하는 방송이 있은 뒤 사이렌 소리를 들은 학생들은 제대로 대피훈련을 교육받은 적이 없어 혼란스러워했고 대피훈련은 생활관 비상계단을 줄지어 내려와 출석표를 받고 다시 올라가는 것이 전부였다. 이번 훈련에 참여했던 정슬기(정치행정ㆍ2년) 씨는 “방송이 나오고 사이렌이 울리는 것으로 끝나 안전훈련을 하다만 느낌이었다”고 말하며 “평소 점호방송과 달리 사이렌 소리도 작아 실제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주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이정(언론ㆍ2년) 씨는 “이번 대피훈련은 보여주기식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나오라는 내용의 방송만 있고 진지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에 학생생활관 박강종 부관장은 “학생들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신이 어디 비상구로 대피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며 “원래 비상훈련을 할 때는 안내방송도 하면 안 되지만 학생들이 당황해 안전사고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방송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비상 대피훈련은 우리 대학 외국인유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제3관도 실시됐다. 우리 대학 교환학생으로 러시아에서 온 익명의 한 학생은 “러시아는 기숙사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에서 수업시간을 이용해 비상대피훈련을 실시한다”며 “이번 재난대응 안전훈련은 훈련을 할 테니 나오라는 방송만 있었을 뿐 학생들에게 비상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학생생활관 측은 생활관의 안전 문제에 관해 “평상시에도 생활관들을 둘러보며 안전관련 문제점들을 찾고 있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