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주최한 청년드림 대학평가 결과 우리 대학이 2년 연속 우수 대학에 선정돼 기량을 뽐냈다. 자세한 평가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취업률을 제외한 취ㆍ창업 지원 역량에선 10위 안에 드는 저력을 보여 우리 대학 취업 서비스 부문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평가를 살펴보면 우리 대학 취업 부문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서비스 필요성은 80%, 인프라 60%의 결과를 냈으나 학생들의 이용률은 18%로 상당히 저조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서 제공하는 취업 지원 서비스의 필요성과 인프라에 대한 인식은 높으나 정작 이용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취업 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71%로 높았다. 이는 우리 대학 학생들이 취업에 대한 심각성을 깊이 느끼지 못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제 개강과 더불어 하반기 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니, 취업지원센터는 이제 취업준비생들로 붐벼야 할 때다. 하지만 정작 취업을 목전에 둔 재학생 고학년들은 취업에는 아직 관심이 없는 듯하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 사이에선 공공연하게 “요새 대학 스트레이트(Straight)로 졸업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라는 말이 나돌기도 한다. 대학 4년 동안 휴학이나 졸업유예 없이 대학 생활을 마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졸업 기준을 다 채우고도 1, 2년씩 졸업을 미루는 졸업유예가 대학생들 사이에선 거의 일반화되다시피 했다. 가장 큰 이유는 취업이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된다면 모를까, 취업도 안 된 상태에서 백수 신세로 전락하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졸업과 취업은 유비무환(有備無患)으로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준비를 해 두면 나중에 근심이 없다. 하지만 요즘은 준비를 해도 근심이 쌓인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하는 기업에 맞춰 취업 유예를 신청하기도 한다. 자격증, 해외 어학연수 등 ‘스펙’을 위한 휴학도 부쩍 늘었다. 

졸업생들은 대외활동 참여에서도 맨 뒷줄로 밀려난다. 기업들이 재학생과 졸업생에 차별을 두기 때문이다. 특히나 공모전 참여 자격이나 인턴십 프로그램은 재학생이나 졸업예정자로 지원 자격을 못박아두는 경우가 다반사다. 단지 대학 학적부에 이름이 있느냐, 없느냐의 서류 차이만 고려한다면 재학생이나 졸업생이나 같은 취업준비생이다. 채용에 있어서 갑(甲) 입장에 있는 기업이 재학생과 졸업생 사이에 벽을 세우니 졸업생들은 취업하기가 막막하다. 이 때문에 졸업 기준에 충족했어도 대기업의 재학생 우대 정책 때문에 쉽사리 졸업하지 못하고 ‘취업졸업유예’를 신청하는 학생들도 10명 중 8명꼴이라고 한다.

지난달 20일, 524명의 한림인이 각자의 꿈을 안고 학부 생활을 끝마쳤다. 우리 대학의 하계 학사 졸업생은 지난 2009년 283명에서 올해 524명으로 5년간 241명이나 증가했다. 동계 학사 학위 졸업생 수가 크게 변동이 없는데 비해 코스모스 졸업생은 5년 새에 눈에 띠게 늘어났다. 이제는 한여름에 학사모를 쓰는 게 특이한 일이 아니게 된 것이다. 우리 대학 하계 졸업식장에서 만난 코스모스 졸업생들은 하나같이 졸업 후 가장 불안한 점을 ‘취업’으로 꼽았다. 본인이 소속된 대학이라는 단체에서 벗어나 ‘백수’ 신분으로 누구의 도움 없이 구직 활동을 벌여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라는 것이다. 이제 코스모스 졸업과 취업을 앞둔 학생들은 졸업식 날 가장 불안한 요소가 ‘취업’이 되지 않게 재학생 시절부터 학교에서 제공하는 취업 프로그램 참여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훌륭한 인재는 졸업과 재학을 가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졸업생이 되더라도 취업에 대한 근심이 없도록 대비책을 세워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