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한림학보 이클리지어란을 보면 한림학보에 대한 비판, 비난의 글이 무성하다. 원색적인 기자 옷차림에 대한 비난부터 메이데이 행사 때 수도권에 집중된 학보의 보도방향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면서 지역운동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이런 독자들의 의견에 대해 한림학보 기자들은 나름대로 성실히 답변하고 있다. 때로는 생산적이지 못한, 인신공격을 하는 비난성이 강한 글에도 인내심을 가지고 답변하는 자세를 보다보면 겸손한 태도를 엿볼 수 있어 감동적이다. 또한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단 한명의 독자의 알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며칠 밤을 새며 한림학보를 만드는 기자들의 헌신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학보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는 독자로서 몇 가지 제안과 더불어 비판할 점도 없지 않다. 사실 이 제안은 학보기자들도 알고 있는 것으로써 다시 상기하는 의미 이상은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기자들이 알고 있는 것을 꼭 실천하기를 바라며 두 가지를 제안한다. 이 제안은 내 주위에 학우들 속에서 나온 얘기들을 정리한 것임을 밝혀둔다.

  첫째 한림학보는 언론기구로서 적극적으로 학우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학내 건전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학우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막강한(?) 행정, 정책권을 가지고 있는 학교당국, 재단을 견제하는 역할을 충실히 했으면 한다.

  얼마전 따뜻한 봄바람이 부는 시기에 느닷없이 텔레토비동산이 파헤쳐진 적이 있었다. 많은 학우들이 그 공사가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좋은 휴식처를 잃고 허탈감에 빠져있을 때 3월 27일자 248호 학림학보 15면에는 ‘동상주변 휴식공간 조성’이라는 짤막한 기사가 나왔다. 학우들은 그 기사를 보고 공사 내용을 알 수 있었고, 휴식공간이라는 달콤한 말을 되씹으며 불편을 감수했다.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철학과 한 여학우가 ‘동상주변 성역화’라는 의혹을 가지고 한림학보에 글을 기고했지만 학보사는 예전에 관련 기사(248호)가 나갔다는 대답으로 얼버무리고, ‘동상 성역화’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화하지 않았다. 물론 공사의 결과는 동상주변은 대리석으로 성역화되고 휴식공간은 그와 상관없는 곳에서 이루어 졌다. 나중에 학우들이 반발하고 뒤늦게 학생회가 문제제기를 했을 때서야 5월 10일자 252호 한림학보에 다시 기사화 되었다.

  언론의 가장 큰 무기는 여론이다. 한 학우의 문제제기를 학보사가 겸허이 받아 안고 기사화 했다면 한림학보는 학우들 속에 살아 있음을 보여줬을 것이다. 248호에 쓰인 ‘동상주변 휴식공간 조성’은 누구를 위한 기사가 되었는지 묻고 싶다.

  둘째 기사가 신뢰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용어선정을 적절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농민학생연대활동(이하 ‘농활’)을 다녀온 학우들은 알겠지만, 농활의 의미를 봉사활동으로 축소시키는 것은 힘들게 민중연대 사업을 하고 있는 농민, 학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사실 기존 보수언론들은 농활을 봉사활동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민중언론의 기수라는 한림학보가 제도언론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

  2001년 5월 10일자 252호 4면에 ‘농촌봉사활동후기’라는 타이틀 아래 한 학우에 경험담을 실었고 1999년 10월 18일 217호 1면에도 농촌봉사활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이 있다. 칭찬보다는 비판과 제안의 내용이 많다. 하지만 이는 학보가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이 많아서가 아닌 우리 한림인의 생활과 긴밀하게 연결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학우들이 학보에 애정을 가지고 기대감이 커서이다.

  필자는 한림대의 구성원으로서 한림학보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자부심을 가지게 해준 학보기자들에게 고마움을 애정어린 비판과 제안의 글로 대신하고자 한다.

/ 김용희(사과·심리·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