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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동양에서는 인권을 천부인권(天賦人權)이라 하여 한 사람이 어머니 태아에서부터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권리라고 합니다. 동양의 시각에서 보면 여성이나 장애인, 동성애나 이주 노동자 등은 모두가 상대적으로 사회적인 소수이고
약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증가하고 있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 여호와 증인 - 들이 1천7백여명이 구속 상태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헌법은
양심의 자유가 있으며, 제20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인권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분단현실은 동포간에 가상의 전쟁을 설정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징병제도입니다. 여호와 증인들은 총기 수령을
거부하고, 수혈 거부 및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한 것이 죄가 되었습니다. 만일, 전쟁이 발발한다면 전쟁을 하는 당사자는 누구입니까? 대통령도
아니오 국회의원도 장관들도 아닙니다. 바로 학생이거나 산업예비군들입니다. 현재의 징병 제도는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된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입니다.
인권은 출애굽기에서 볼 수 있다.
구약에 나오는 모세가 출애굽을 하는 동기는 ‘인간이 노예로 살 수 없다’라는 단순한 문제입니다. 고기부스러기와 빵 조각을
얻어먹느니 자유를 선택한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근대의 인권은 박정희 정권이 71년 대통령 선거와 72년 유신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며 국민들의
반공이데올로기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있었습니다. 막걸리 한잔에 얼큰해서 박정희를 욕했다가 반공법에 걸려 치도곤을 치러야 했던, 이른바 ‘말걸리
보안법’ 위반자들이 쏟아져 나오고부터입니다.
국가보안법의 유령은 시대를 넘어 후대에까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기간에도 반공법 위반자의 자녀들은
‘빨갱이 아들’이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습니다. 강산이 3번이나 바뀐 상황, 과연 무엇이 달라졌습니까? 양심수들의 양심은
아직도 반공법유령의 그림자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한총련의 간부나 대의원이 되면 북한을 찬양하고 고무하는 빨갱이 운동권 학생으로
인식돼 버립니다. “당신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국가보안법을 위반하여 구속 수사를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받아본 공소장
내용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내용입니다.
아직도 국가보안법에 대한 개정, 폐정 논란인가?
가장 최근에 발생한 국가보안법에 의한 단국대 조직 조작 음모사건(5월14일) 입니다. 국가보안법은 인간의 양심과 사상을
억압하고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대표적인 악법입니다. 군복무중인 군인을, 취업을 준비하던 졸업생을, 재학생들을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하여 국가
공권력을 행사한 것은 공권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라 공권력을 빙자하여 폭력을 행사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 이
땅의 현실입니다. 단국대 조직 조작음모 사건에서도 드러나듯이 장모학생의 경우 구속 학생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점을 악용하여 강압수사를 하고
잠을 재우지 않은 상태에서 허위 진술을 받은 것을 근거로 다른 구속자들의 진술를 받아내는 자료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권침해에 대한 사례는
부모님 접견이나 변호사 접견을 통해서 알려지고 있는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인권침해란 미란다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라든가, 강제 압수 수색을 한다던가 하는 초보적인 문제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조 2항은 경찰관의 직권은 그 직무수행에 필요한 최소한도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된다. 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고 정부 여당에서도 국가보안법을 개정. 폐지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상태에서 정부가
학생들을 반공법으로 구속. 수사하고 학생들은 이에 저항하는 이 시대에 국가보안법에 대한 논쟁을 언제까지 할 것입니까? 국가보안법은 당장
폐지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가? 아니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운가. 학생들이 학업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아니면 학점을 얻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운가. 그도 아니면 학비로부터 자유로운가. 노동자들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운가. 고용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생산과정이나 생산물에
대해서 자유로운가. 암몬의 시대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물질 - 금송아지 - 로부터 자유로운가.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라는 허울속에 또 다른 감옥에서
살고 있지는 않은가?
동그라미를 동그라미라고만 생각하게 강요되는 사회, 모든 인간은 동그라미를 바라보며 지구를 생각할 수 있고 은하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요 본성을 존중하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 인권을 생각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국가권력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르다고 사회적 약자를 감옥살이시키는 것은 정당한 국가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단지 국가권력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노동자, 학생을 구속하는 현실은 노동자에게는 해고의 칼날이, 재취업의 금지가 날아오고 학생에게는 ‘빨갱이 자식’이라는
딱지가 붙어 정상적인 사회진출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반평생을 같이 살아온 부부간에도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신문 지면에도 정치를
선호하는 사람은 정치면을 스포츠를 선호하는 사람은 스포츠면을 먼저 봅니다. 누구도 그것을 시비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간다고 모두
자본주의를 숭배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쟁보다 평등을 사랑하는 사람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 주삼환(인권시민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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