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그래법은 ‘35세 이상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본인이 원할 경우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노동계로부터 ‘장그래 죽이기 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근로자가 4년을 일한다고 해도 정규직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는 것과, 기업이 저임금으로 숙련된 비정규직 근로자를 양산해 산업채용의 문을 좁힐 수 있다는 것이 지적된 문제다.

장그래는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윤태호 작가의 인기 웹툰 ‘미생’의 주인공 이름이다. 미생은 지난해 케이블 채널 tvN에서 드라마로 제작돼 큰 인기를 얻어 ‘미생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이 신드롬이 계약직 사원으로 상징되는 우리 사회 비정규직 문제를 부각하면서, 장그래법 또한 정치ㆍ사회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장그래법 논란의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장그래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부 측에서 엉뚱하게 해석한 데에 있다. 

미생의 원작자 윤태호 작가 또한 지난해 12월 TV 출연을 통해 원작과 전혀 다른 의미의 법안을 만든 것과 장그래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장그래법이라고 명명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의 핵심내용은 이렇다. ▲35세 이상의 비정규직 근로자 계약 기간을 최대 2년에서 4년으로 연장 ▲계약 연장 근무 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지 않는 경우, 연장 기간의 임금 10%를 이직수당으로 지급 ▲55세 이상 고령자 포함 파견 가능 업무 확대 ▲비정규직으로 3개월 이상 근무 시 퇴직금 지급 ▲계약 갱신을 2년에 3차례로 제한 ▲노조에 차별시정 신청 대리권 허용 ▲해마다 임금이 인상되는 기존의 호봉제를 성과ㆍ직무급으로 개편 ▲저성과자의 해고 기준 마련 등이다. 이러한 종합대책안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이를 줄이고, 비정규직의 남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우리 대학 김경태(법행정) 교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야한다”며 “노동부가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몰매를 맞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장그래법은 기존의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성급하고 비현실적”이라며 우려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