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졸업유예를 신청한 우리 대학 학생이 총 239명으로 집계됐다. 졸업유예는 졸업에 필요한 조건인 학점과 논문 등을 모두 갖춘 자에 한해 졸업 시기를 늦출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우리 대학의 졸업유예 제도는 일반졸업유예와 취업졸업유예로 두 가지 형태다. 일반졸업유예는 8학기를 모두 이수하고 논문이나 시험 등이 통과돼 졸업자격을 갖췄지만, 추가로 필요한 교과목의 이수를 위해 졸업을 유예하고자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예를 들면 평점 평균을 높이기 위해 또는 교직 과목을 이수하기 위해 다음 학기를 수강하는 학생이다. 이 경우 다음 학기 수강신청을 하지 않으면 제적대상이 된다. 취업졸업유예는 졸업 기준을 모두 이수했지만 취업을 위한 실전교과목 수강을 위해 졸업을 늦추려는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 전국 4년제 대학 9학기 이상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66개 대학에서 9학기 이상 등록한 학생 수는 총 12만여 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졸업유예자를 ‘No Graduation 족’, 줄여서 ‘NG족’이라 부르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우리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대학은 2010년부터 졸업유예제를 시행했으며, 졸업유예자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졸업유예자는 2010년 44명, 2011년 113명, 2012년 139명, 2013년 305명으로 급증했다. 2014년에는 2010년과 비교해 약 8배 정도 증가한 347명이었으며, 현재 2015년 상반기만 해도 일반졸업유예 4명, 취업졸업유예 235명으로 총 239명의 학생이 졸업을 유예했다.

학생들이 졸업유예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이다. 우리 대학에서도 일반졸업유예에 비해 취업졸업유예가 월등히 큰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5년간 우리 대학의 졸업유예자 수를 측정한 통계에 따르면 일반졸업유예자는 매년 10명을 넘지 않는 반면, 취업졸업유예자는 갈수록 늘어 지난해 최초로 300명을 돌파했다. 취업 준비를 위해 졸업을 늦추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졸업유예는 본교 취업지원센터(센터)에서 신청 받고 있다. 센터 정동현 계장은 “전국적으로 취업난이 심각한 상태라 취업졸업유예를 신청하는 학생이 전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는 현황”이라며 “본인의 진로 설정이 되지 않은 채로 졸업을 맞이하는 학생들이 주로 취업졸업유예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매년 졸업유예 희망자에게 신청서를 받고, 졸업유예 사유와 적합성 등을 알기 위해 개별 면담을 진행한다. 취업 졸업유예는 1학기에 1번씩 총 2회만 가능하며 대상자들은 다음 학기에 취업 관련 과목을 수강한다. 2015년도 1학기에 취업졸업유예를 한 학생들은 ‘취업 실무의 이해1’ 과목을 온라인으로 수강하고 있다. 

2015년 2월 졸업예정자였지만 취업 준비를 하기 위해 취업졸업유예를 했다는 방관욱(방송통신ㆍ4년) 씨는 “학생 신분으로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신청했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이렇듯 졸업유예자들이 취업 준비에 있어 학생 신분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기업이 재학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인턴이나 공모전 자격 요건도 재학생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대학생과 직장인 1천57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70.4%가 졸업유예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 ‘부족한 스펙을 쌓을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53.2%으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센터 정 계장은 “취업을 어느 쪽으로 준비할 것인지 모색하는 과정이나 스펙이 적당히 있는 상태에서 더욱 탄탄한 준비를 하기 위해 취업졸업유예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단순히 영어 성적이나 자격증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취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유예를 하는 것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 졸업을 유예한 기간 동안 개인 스펙 준비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도 고민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