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학생들이 주로 거주하는 대학가 원룸촌 부근에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학생들로 인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6일 저녁 우리 대학 인근 원룸촌인 교동의 한 골목을 찾았다. 골목 입구에는 속이 보이지 않는 검은색 비닐봉투와 각종 박스, 마시다 남은 음료가 그대로 든 페트병 등이 널브러져 있다. 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진 쓰레기를 살펴보니 음식물과 캔, 종이 등이 한 데 섞여 있다. 이처럼 분류 없이 무자비하게 버려진 쓰레기들이 하나 둘 씩 쌓여 인적이 드문 밤이 되면 쓰레기는 산을 이룬다. 여기에 길고양이들이 봉투를 헤집어 주변은 더 더러워진다. 더군다나 최근 기온까지 상승하면서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심해지고 있다. 쓰레기 무단 투기 단절을 위한 음성안내기가 설치된 곳도 있지만 역시 무용지물이다. 이처럼 주민들은 매일 반복되는 ‘쓰레기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마땅히 하소연 할 곳이 없다.

학생들이 주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분리수거장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평일도 물론이고, 쓰레기 수거반이 토요일에는 오지 않아 특히 주말만 되면 쓰레기가 넘쳐흐른다”며 “하지만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고도 오히려 당당한 학생들에게 ‘버리지 말라’고 훈계를 둘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남의 집 앞이나 전봇대 아래 쓰레기를 던져놓는 학생들도 많아 주민들의 고충이 가득한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를 투기하는 일부 학생들은 “죄책감이 없다”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우리 대학 인근에서 자취를 시작한 김서현(언론ㆍ2년) 씨는 “검은 비닐 봉투나 큰 비닐에 쓰레기를 모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린다”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나의 봉투에 여러 쓰레기를 섞어서 버리기 때문에 나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종량제 봉투의 종류를 모르는 것은 물론, 분리수거함과 음식물쓰레기통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도 몰라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많은 자취생들이 거주하는 교동의 주민 센터 관계자는 “쓰레기 불법 투기와 관련된 민원이 가끔 들어온다”며 “주민들이 단속을 요구하지만 버린 사람이 누군지 알 수가 없어 실질적 단속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단속반을 대동해 단속을 실시하는 춘천시청 청소행정과 엄광기 주무관은 “한림대 주변 불법투기 신고가 유독 많이 들어온다”며 “학생들이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야 하고, 재활용 할 수 있는 쓰레기를 분리수거 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엄 주무관은 “올해 안에 폐쇄회로(CC) TV 설치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하며 “현재 강원대 부근에 쓰레기 불법 투기 감시대원들이 있는 것처럼 한림대 주변도 감시대원들을 추가해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단속은 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학생들이라 선처를 해주는 편이다”라며 “하지만 그 선처를 악용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폐기물관리법상 종량제봉투 미 사용시 20만 원, 차량이나 손수레 등을 이용한 쓰레기 투기일 경우 50만 원, 대형폐기물 스티커 미 부착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중 학생들이 자주 적발되는 경우는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다. 정해진 종량제 봉투 이외에 다른 일반 봉투, 박스 등에 쓰레기를 담아 버리는 모든 경우가 불법에 해당된다. 재활용, 음식물쓰레기를 제외한 일반 생활 쓰레기 중 소각이 가능한 것은 소각용 흰색봉투를 이용해야 한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종이류나 목재류, 섬유류 및 그 밖에 불에 타는 쓰레기가 이에 해당된다. 또 재활용이 불가능한 사기그릇이나 도자기류, 파손유리, 소ㆍ돼지 등의 동물 뼈를 비롯한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는 매립용 하늘색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자취생들 사이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음식물 쓰레기는 초록색의 음식물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담아 비치된 음식물 수거 용기에 넣어 처리해야 한다. 현재 춘천시 종량제봉투 값은 5리터 140원, 10리터 230원, 20리터 470원 등으로 주변 지역인 원주시보다 10원 가량 싼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