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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은 10일 오후 9시 노르웨이 수도 오솔로 시청 메인홀에서 하랄드 5세 국왕과 각국 외교사절, 국내외 초청인사 등 1천1백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시상식에서 군나르 베르게 모벨위원장으로부터 노벨평화상 디플로마와 금메달, 9백만 크로네의 상금을 받았다」
「김 대통령은 수상강연에서 “저에게 오늘 내려주신 영예에 대해 다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를 드린다”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수많은 동지들과 국민들을 생각할 때 오늘의 영광은 그분들에게 바쳐져야 마땅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노벨 평화상은 영광인 동시에 무한책임의 시작”이라면서 나머지 인생을 바쳐 한국과 세계의 인권과 평화, 그리고 우리 민족의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 이라고 다짐했다」
한동안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사회가 들썩였다. 언론에서는 온통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식 특별방송을
편성하여 실시간 생중계 했고 전국 6개 도시에서는 일제히 폭죽을 터뜨리며 축제를 가졌다. 이제는 우리사회로 눈을 돌려보자. 2001년 진정한
새천년을 노벨평화상 이라는 세계으뜸의 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시작한 한국사회. 이 땅에서의 인권은 과연 어떻게 보장되고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일반법과는 분리된 ‘국가보안법’이라는 특수한 법이 있다. 이 법은 법의 이름에 관계없이 국가안보 또는 사회안전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제정돼 국민의 인권을 탄압하는 법률 및 제도 모두를 의미한다. 소위 국가안보라는 이데올로기하의 정권유지와 경제개발을 이유로
하여, 또한 그것과 연관되는 강대국의 직·간접적인 간섭으로 인하여 국가의 독재적 및 권위주의적 성격이 조장돼 인권이 침해돼 왔다. 이러한
국가보안법이라는 법률하에 구속된 수많은 양심수들에게서 인권이라는 말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또한 이 땅에서 행동할 수 있는 자유인 노동할 권리와 노동조합을 만들어 집회·결사를 가질 권리는 얼마나 보장돼 있을까. 현재
노동자들은 지금까지 어느 정권때 못지 않게 탄압받고 있으며 착취당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60년대까지 인권은 주로 빈곤이라고 하는 경제적인
장애요소가 제거되면서 서구와 같이 확보되리라고 보는 낙관주의가 지배하기도 했다. 70년대 이후의 급격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그 내실이
다국적기업을 포함한 소수독점재벌에 의한 것이고 독재정부는 그것과 철저히 정치적으로 결탁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인권이 탄압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한 성격의 경제성장과 함께 인권침해는 더욱 교묘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그것이 국제화,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기까지 한다.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정규직의 양산은 거의 인권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민망할 정도로 인간의 기본적 권리마저 박탈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세계화라는 미명하의 인권유린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은 어떠한가. 이 땅에서 여성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은 아직까지 쉬운 일이 아니다. 모성보호법 확대·축소
논란은 아직까지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았고 여성노동자들은 출산·양육 등의 이유로 직장에서 배제 당하고 있다. 또한 여성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직장내
성폭력은 여성의 인권유린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심각한 지를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김대중 정부의 대선 공략이었던 에바다 사태는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후에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는 커녕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고 있으며 장애인 노동권·이동권과 같은 기본적인 인권조차 점점 더
유린당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산업기술연수제도를 폐지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자로서의 권리 보장을 약속하였던 정부는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기존의 입장을 철회하면서 오히려 이주노동자 인권 유린에 앞장서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불법체류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철저하게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아 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동성애자와 같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인권도 억압으로
인해 소외 받고 있다. 사회가 규정해 놓은 보편적 인식에 따르지 못하는 그들은 그대로 소외와 인권유린의 대상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우리는 인권의 사각지대에 너무나도 많이 노출돼 있다. 지난 4월, 5월달을 통해 보여준 김대중 대통령의 민중탄압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권이란 말을 그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같지만 또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제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일 때다. 인권이란 삶의 조건을 누리는 것은 물론이고 나를 발전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며 좀더 나은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이다. 이제 억압과 착취 속에서 유린당하는 우리들의 인권에 눈을 돌려보자.
/ 신현주 기자 omgkin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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