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인문대 학생회 ‘소담’이 ‘학과(전공)별 적정 개설학점 조정(안)’과 인문대 학장 임명에 관련한 성명서를 작성했다. 소담은 이 성명서를 지난 28일 대학본부ㆍ인문 2관 4층 휴게실 벽에 게재했다. 성명서에는 우리 대학 교수 평의회가 발표한 성명서를 읽은 인문대 학생 대표들의 입장이 담겼다.

인문대 학생대표 30명이 서명한 ‘우이독경(牛耳讀經)’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는 전지 4장에 걸쳐 작성됐다. 성명서의 주요 내용은 개설학점 조정안과 인문대 학장 임명에 대한 내용으로 크게 두 가지다. 소담은 성명서를 시작하면서 “지난 CK-1 사업 구조조정에 대한 학교의 일방적인 통보는 학생들을 기만하는 행위였다”며 “학생들의 요구로 얻어낸 CK-1 사업에 대한 공청회조차 그저 설명회에 불과했으며, 정확한 답변 및 사과는 일절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담은 “학교의 이러한 일방적인 통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며 “교수 평의회의 성명서에 따르면 (조정안에는) 학생의 수업권과 관련된 내용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소담은 개설학점 조정안에 대해 “학교는 단지 5억이라는 예산을 절감한다는 이유만으로 ‘전공과목 축소안’을 제시했다”며 “이에 앞서 교수진과 학생들에게 어떠한 협조와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소담은 인문대 학장 임명에 관한 입장도 함께 표명했다. 소담은 이에 대해 “현재 인문대 학장은 ‘대학 본부’가 임명한 부총장 송승철(영어영문) 교수가 겸하고 있다”며 “본부 측은 인문대 7개 학과의 예산 지출을 동결해 각 과에 지급되는 예산을 이전과는 다르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소담은 “대학 본부는 학생과 교수진에게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교수 평의회 의장 유팔무(사회) 교수는 개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학장임명 건과는 관계가 없는 업무까지 방해하는 권한남용과 마땅히 처리해야 할 교내 업무를 추진하지 않는 불성실함이, 자라나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인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음에 교수 평의회는 심히 우려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소담은 성명서를 통해 ▲학교는 학생을 학교의 주체로 인정하고 소통할 것 ▲구조조정 진행과정을 학생들에게 모두 공개할 것 ▲각 과 전임교수들의 충원율을 보장할 것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학문 선택의 자유를 존중할 것 등 총 4가지의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인문대 박준규(철학ㆍ4년) 회장은 “교수 평의회의 성명서를 읽었고, 학교가 또다시 통보식으로 일을 진행해 그 내용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부분이 있었다”고 성명서를 작성하게 된 배경을 말했다.

한편 지난 학장회의에서 교무처가 발표한 개설학점 조정안에는 현재 설치한 강좌의 학점 기준을 유지하되, 학과마다 적정 개설학점을 산출해 정해진 기준 내에서 강좌를 개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무처는 개설학점 조정안에 대해 “교과과정은 그대로 유지하되, 줄어드는 학생 수 등에 대비해 효율적인 강좌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