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 기초학문분야 교수들이 기초학문분야를 육성하는데 학교가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고 총장의 거취를 논하는 성명서를 준비한다는 내용이 신문지상에 발표되었다. 상대적인 소외감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우려할 만 하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수년간 교육부의 주도로 대학의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학부제를 실시하면서부터 소위 취업이 잘되는 학과나 전공에 학생들이 몰리는 반면 상대적으로 취업이 덜 된다고 알려져 있는 학과에는 지원자가 감소하였던 터이다. 특히 최소정원을 설정하지 않은 학과의 경우 지원자가 한 두 명에 그쳐 모 대학은 한 학과의 철폐를 교육부에 요청하였다. 물론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자의 감소가 학부제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기초학문 후속세대의 수가 계속하여 줄어든다는 것이 심히 걱정스럽다.

   학문분야에서도 피라미드처럼 기초가 넓어야 높이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기초학문분야의 활성화를 위하여 다양한 접근방법이 강구되어야 하겠지만 그 중에서 국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제도적인 장치를 고안하여 교수와 대학생의 연구의욕을 활성화시키켜야 한다. 그리고 초중고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미래의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 것이다. 제도적인 문제에서는 학과나 학부의 신설이나 변경에 교육부의 간섭이 배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초학문 분야의 전공은 학과별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기초학문분야에 지원한 일정한 인원의 학생들을 선발하여 학부와 대학원을 정부의 보조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안될 수 있다. 교수들에 대한 연구비지원에 대한 내용으로는 응용분야는 기업이나 상업성 지원을 유도하고 기초학문분야는 정부의 지원을 강화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기업의 기초학문에 대한 기여도이다. 우리 나라의 많은 기업들은 단기적인 개발에 주로 매달리다 보니 원천기술을 별로 확보하고 있지 못하였다. 원천기술이 없다 보니 언제 시작해서 새로운 개발을 하겠냐고 외국에서 기술을 사오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제라도 기술은 사 올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당장은 어렵더라도 연구소를 많이 설립하여 한다. 연구자들을 확보하여 기초적이고 원천적인 연구에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학도 장기적인 학교의 발전을 위하여 기초학문분야의 연구에 적극적으로 지원하여야 한다. 현재 세계 유명대학들의 경쟁력이 이들 기초학문분야의 수월성에 비롯된 것이다. 미국의 경쟁력이 대학에서 나왔다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가. 공간과 장비를 제공하고 교수들의 연구활성화와 사기진작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수자신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우선 강의에서 학부학생들의 전공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그 학문분야의 중요성 피력한다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전공 공부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또한 수업 외 시간에 학생과의 면담을 수시로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기초 학문의 대중화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여야 한다. 방송이나 신문 등의 대중 매체에서 기초학문의 중요성과 재미를 피력하여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관심을 끄는 것이 절실하다. 다양한 종류의 대중을 위한 단행본을 저술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일 수 있다. 역사, 철학, 과학 등의 분야를 쉽게 설명하는 베스트 셀러의 파급효과는 대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