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으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를 돕는 ‘청능사’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는가.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난청 환자는 2008년 22만 2천 명에서 2013년 28만 2천 명으로 5년 새 26.7%나 늘었다. 우리 사회에 점차 난청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청능사가 더욱 필요한 직업이 될 것이라는 신호다. 본지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청능사’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우리 대학 청각학 전공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청능사 신현욱 강사를 만났다. 신현욱 강사는 청능사에 대해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그를 통해 이 일은 무엇인지, 이에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지 또 업무능력 등을 알아보자.

청능사는 무슨 일을 하나

직업적으로 난청인 등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것이다. 환자에게 적합한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를 정하는 일도 한다. 사회복지사도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청능사는 특히 듣는 것,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면을 돕는다.

어떤 과정을 거쳐 이 직업을 가지게 됐나

2001년에 우리 대학에 신설된 언어청각학부에 입학했고, 청각학을 전공했다. 석사와 박사 과정을 거쳐 병원에 취업했고, 그때 청능사 자격 시험도 보게 됐다.

시험의 난이도는 어떤가

난이도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내가 시험을 봤던 때랑 달라진 점도 분명 있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들었다. 자격시험은 이론과 실습으로 나뉘는데 두 개 모두 통과해야 합격이다. 주변 후배들과 제자들을 봤을 때 70%는 모두 합격한다. 하지만 20~30%는 하나만 붙는데, 두 개 다 떨어지는 사람은 아직 본 적 없다.

업무에 필요한 성향이나 능력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전문지식은 당연히 갖춰야 한다. 하지만 청능사가 천직이라 생각하고 일하려면 희생과 봉사 정신이 필요하다. 청능사로서 만날 사람들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고, 청능사는 그 사람들의 부족함을 채워줘야 한다. 이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이타심을 가졌는지 생각해보고 직업을 결정해야 한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것이 뿌듯하다. 감사의 표현을 해주시는 분도, 그렇지 않은 분도 있지만, 그것에 상관없이 도움을 준다는 그 자체가 좋다. 어떤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행복하다고 하지만 나는 누구를 도우면서 사는 것이 꿈이었고, 그것이 행복하다고 느낀다.

업무 환경은 어떤가

병원, 회사, 복지관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청능사의 특징 때문에 공간에 따라 근무환경이 다르다. 하지만 청능사는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본인이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에 따라 직업의 만족도와 업무환경이 확연하게 달라진다. 이 이야기는 청능사에만 해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청능사의 전망은 어떻다고 보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흐름이 노인 인구가 많아지는 추세라 어르신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분야가 많이 필요해질 것이다. 어르신 중 난청 환자가 많은데 전문지식이 있어야 그런 분들을 도울 수 있다. 때문에 청능사의 필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의사와 청능사의 차이는 무엇인가

의사와 청능사가 하는 일은 분담돼 있다. 의사는 수술, 염증 치료 등 외과적인 치료를 한다. 그에 반해 청능사는 청력검사,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적합하게 조절하고 관리하며 환자의 재활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

청능사란 직업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청능사는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사람 간에는 대화가 필요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듣지 못하는 것 하나 때문에 개인, 가족을 넘어 사회와의 소통까지 막혀버릴 수 있다. 환자들이 병원에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가족과의 대화가 힘들어서이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도움을 줘 사회와 더불어 살 수 있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특별하다.

이 직업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청능사를 조금 큰 범위에서 봤으면 좋겠다. 대학에서 배우는 지식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우리가 만날 난청인, 청각 장애인들을 단순히 도와주는 것을 넘어 그들의 삶까지 이해했으면 좋겠다. 누구보다 진실성 있게 대한다면 본인이 이 직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좋은 청능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