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LG그룹 광고 계열사 엘베스트에서 2년 째 카피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오창훈(광고홍보ㆍ04학번) 동문을 만났다. 그는 ‘우물안의 개구리가 우물을 탈출하면 새로운 위협에 맞서지 못하고 죽는다.’ 라는 요새 청년들의 풍자를 한 번에 깨는 사람이었다. 꿈에 대한, 자기에 대한 확신으로 넘어져도 ‘또 다시’를 외치며 일어선 사람 같았다.

카피라이터란 무엇인가?

카피라이터이자 광고인이다. 광고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다. 제품 광고를 통해 물건을 사도록 유혹하기도 하고, 공익 광고로 세상을 좋은 반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 중 카피라이터는 시인과 같이 호흡이 짧은 글을 쓰지만, 상품 광고라는 목적의식을 갖고 쉽고 강한 한 줄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고작 15~30초 뿐인 짧은 광고 안에서 강한 한마디를 남기기 위해 더 좋은 단어는 없을지, 공감을 이끌어낼 단어는 없을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직업이다.

카피라이터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것들이 있다면?

정직원 빼고는 다 해봤다고 보면 된다. 대학생 때는 공모전에 80번 정도 도전해 30번 정도 수상 했다. 인턴은 처음에는 온라인 광고대행사로 시작해 롯데, 한화, LG그룹 광고 계열사에서 다해봤다. 그리고 광고 회사도 창업해봤고, 광고 매체 회사 스타트업 멤버도 해봤다.

학교 생활하면서 인턴에 공모전 병행 힘들지 않았나?

과정이었기에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학과 수업에 메이지 않았다.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공모전 참가를 위해 수업을 빠지기도 했었다. 왜냐하면 내가 이겨야 하는 상대는 한림대 광고홍보전공생들이 아니라, 서울 혹은 전국에 있는 예비 광고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와 고등학교 때 서울권 친구들보다 덜 노력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지방대라는 이름에 날 가두고 싶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광고로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라는 물음을 내게 던졌다. 그에 대한 답은 ‘실력으로 증명하자’였다. 그러다 보니 힘들다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원동력이라 생각하며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디어 싸움의 승패는 지식보다는 경험과 비례한다 생각했다. 즉, 지금 내가하는 이 모든 것이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기에 힘들지 않았다.

취업 준비 기간과 취업한지는 얼마나 됐나?

취업준비기간이라고 정해서 가져 본적은 없다. 운이 좋게 꿈을 일찍 찾아 그저 내가 좋아하는 광고에 빠져 살았다. 인턴으로 일한 기간은 긴데, 정직원이 된지는 이제 2년차다.

취업을 늦게 한편인데, 두려움은 없었나?

당연히 있었다. 나보다 늦게 시작한 후배가 나보다 빨리 취업 할 때 두려움 뿐 아니라 좌절도 했었다. 그런데 환갑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환갑의 환이 돌아올 환(還)자다. 즉, 인생의 한 바퀴를 돌았다는 뜻인데. 60년 이라는 생을 살면서 즐거운 일도 죽도록 슬픈 일도 겪게 되는 것 아닌가. 그 슬픈 일, 기쁜 일에는 순서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 후배에게는 기쁜 일이 빨리 돌아 간 것일 뿐이라 생각했다. 한편, 나는 고배를 먼저 마셨지만 이것은 나를 겸손하고 다듬어줄 기회라 생각하며 이겨냈다. 그러면서도 끊임 없이 움직였다.

끊임없이 움직였다는 것이 무엇인가?

예를 들어 공모전에 떨어진다거나, 앞에 얘기한 일들이 생길 때 슬픔 속에 날 가두지 않았다. 슬픔은 최대한 빨리 털어내고 다음 공모전을 도전하거나, 취업이 잘 안돼서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인턴 자리를 구하면서 파트타임잡을 했었던 것 등을 말한다.

오창훈 동문에게 슬럼프란?

난 지금까지 슬럼프였다. 그럼에도 열심히 달릴 수 있었던 것은 광고를 하는 것 자체가 좋았고, 내가 지금까지 일궈 놓은 것들이 내 뒤를 받혀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슬럼프에 빠져 멈추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겪는 일을 혼자만 크게 아파하면서 멈춰 있으면 도태된다. 더불어 포기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해보다 안 되거나 맞지 않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맞다. 다만, 빨리 다른 것을 찾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모전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수상이 목적이 되면 공모전을 통해 성장하는데 한계를 느낀다. 더불어 한두 번만 떨어져도 포기를 한다. 수상이라는 것은 내 꿈을 이루는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모전은 현업과의 괴리감을 줄여주는 것이며, 학과에서 배우는 이론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현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인생에 점을 찍어라’ 꿈을 찾지 못한 친구든, 슬럼프에 빠져있는 친구든 멈춰있지 말고 무엇이든 해라. 어떤 도전이 성공하지 못했다 해서 자신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인생에 하나의 점을 찍은 것이다. 당장은 점 몇 개로 형상을 알 수는 없지만 나중에 그 점이 수 없이 찍히면 그 점들이 모여 큰 그림이 완성 될 것이다. 성취하지 못했다고해서 원점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인생의 주체가 본인임을 깨닫고 겁을 내지 말아야 한다. ‘경험은 항상 옳다’라는 생각으로 도전하고 뛰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