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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떠나는 여행,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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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07  06: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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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전경.
   
▲ 아버지세대의 비밀 아지트 만화 가게. 당시 만화책을 직접 읽어 볼 수도 있다.
   
▲ 목마를 타고 있는 구름빵 캐릭터들. 익살스러운 표정이 재미있다.

여유로운 어느 날, 평소 가보고 싶었던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우중충한 날씨는 아무래도 상관없이, 동심으로 돌아간다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춘천명동 버스정류장에서 30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을 지나 도착한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본격적인 탐방 전부터 나의 눈길을 끌었다. 나를 반겨주는 것은 구름빵 친구들. 5명의 구름빵 친구들이 목마를 타고 있는 모습은 손님을 기다리는 인디언의 토템을 본 따 만들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꼬마숙녀 캐릭터와 마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는듯한 캐릭터들의 생동감 있는 모습들이 “어서 박물관 안으로 들어오세요~” 라고 재촉하는 듯 했다,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자 우측에 커다란 카메라 렌즈 모형의 동굴이 나를 맞이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애니메이션의 기원에서부터 시작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더불어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성장 과정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설명한 읽고 가는 일이 없도록, 발길이 닿는 곳곳에 애니메이션의 기본 원리를 경함할 수 있는 간단한 체험장이 마련되어있어 더욱 흥미를 더했다.

1층 전시실에 도착하니 흑백 영화로만 볼 수 있었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거무튀튀한 석탄을 집어넣어 실내를 훈훈하게 데워주는 난로와 그 위로 겹겹이 쌓여있는 스테인리스 도시락, 그 옆으로 가지런히 놓여있는 만화책…. 마치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한 장면처럼 옆에 단추를 두 개쯤 풀어헤치고 옛날 교복과 모자를 꺾어 쓴 학생이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홍길동 장군>과 <로보트 태권V>, 태권V의 라이벌 <달려라 마징가Z>까지, 학창시절 태권 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인가에 대해 열렬히 토론하던 아버지 세대의 모습이 상상돼 웃음이 났다.

나의 동심 세계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기억에 담아두었던 온갖 애니메이션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치키치키 차카차카 초코초코초~”를 열심히 외치며 보던 <날아라 슈퍼보드>를 시작으로 <두치와 뿌꾸>, 전국을 팽이열풍으로 휩쓸고 간 <탑 블레이드>까지. 이게 다가 아니다. <아기공룡 둘리>를 빼놓을 수 없다. 둘리와 도우너, 또치와 마이콜 그리고 고길동까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반가웠다. 마냥 둘리와 그의 친구들 편이었던 어린 시절과 달리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고길동 아저씨가 참 황당한 일을 당했다 싶다. 마이콜이 마(馬)씨 성을 가진 토종 한국인이라는 새로운 사실도 나를 즐겁게 했다. 문득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바로 여기 있었구나’ 라는 반가운 마음에 한동안 서서 행복한 추억 속으로 잠시 빠져 들었다.

다시 어른으로 돌아온 나는 2층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2층에는 실제 애니메이션에 사용되는 기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구름빵 체험관’이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직접 더빙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어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다. 또 세계의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유럽과 미국, 일본과 중국의 애니메이션 역사와 발전, 그리고 몇 가지의 대표 애니메이션들을 직접 상영하고 있었다. <아톰>과 <울트라맨>, <미키마우스>등 유명 작품들도 있었지만 전시되어있는 작품의 수가 생각보다 적어 아쉬웠다.

모든 관람을 마친 후 2층에 위치한 ‘구름빵 카페’에 들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출발하기 전 날씨와는 달리, 넓게 퍼져있는 구름 사이로 한 두 줄기의 따스한 햇살이 사뿐히 내려왔고 시원한 가을바람이 살갑게 나를 맞이해주었다. 고즈넉한 테라스에 앉아 커피 향을 즐겼다.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웃음소리에 내 입가에도 살며시 미소가 번졌다. 편안한 마음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박물관. 그 여운을 간직한 채 씩씩하게 정류장으로 향했다.

/ 김병모 언론·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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