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동제 기간에 각 대학의 환경운동 단위에서는 교토의정서 파기를 선언한 부시에게 물 풍선 던지기 행사를 진행했다. 산업화와 개발 이데올로기로 인해 파괴된 지구환경에 대한 반성으로 전지구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약속이었던 기후변화협약을 미국은 자국의 경제발전에 저해가 된다고 파기를 선언했다. 인류멸망에 앞장서는 지름길에 당당히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지난 25일 우리 나라에서는 새만금 간척사업의 강행을 발표했다. 시화호의 반성과 생태계의 가치를 뒤로 한 채 환경대재앙을 예고하는 사업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강행한다는 정부의 발표는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전세계적으로 환경위기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과 이윤증대를 위한 환경파괴는 가속화되고 있다.

  산소와 생수를 사먹는 세상. 이제 환경은 예전에 인류의 모체, 즉 ‘대지의 어머니 가이아’라고 인식되던 상황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어느새 환경은 경제개발과 이윤축적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개인화되고 파편화된 n세대의 ‘개성’이라 불리는 문화는, 환경을 공존의 가치로 이해하던 것과는 달리 개별적인 도구로 이해하는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환경사랑’의 표어가 담고 있는 것은, 이제 환경을 자연 그대로 인식하고 생존·생활의 공간으로서 이해하는 것이 아닌, 나와는 별개의 대상인 것에 애착을 가져야 한다는 믿음을 설파하는 것 이상은 아닌 것이다.

 휴지 줍기와 나무심기만 하면 환경문제는 해결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뒤에서 정부는 개발이라는 명목과 경제적 가치의 우선으로 지구생태계의 위기를 가져오는 새만금 간척사업이나 핵발전소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또한 이윤증대를 위한 소비문화를 부추기고 있다. 그 속에서 환경에 관한 오해와 거짓말은 계속돼 왔다.

  대학사회에서는 개발과 파괴, 소비에 대한 비판의 시각을 가지고 이러한 비판을 수행하는데 있어 ‘직접행동’이라는 방식을 통하여 풀어낼 수도 있어야 한다. 최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거리 되찾기”운동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자동차로 표상되는 소비주의와 소외의 한복판에서 이제 ‘삶의 공간으로서의 거리’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 대학 캠퍼스 안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또한 자전거로 전국을 누비며 생태 이상향을 만드는 에코토피아도 실험되고 있으며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비판과 함께 생태계의 위기와 지역주민들의 환경생존권이 파괴되는 현장에서 적극적인 연대와 실천을 진행하기도 하고 있다.

  대학은 ‘실험의 장’이다. 가려진 환경에 관한 오해와 거짓말을 밝혀내고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이와 함께 직접적인 행동들로 대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험돼야 한다. 대학사회에서 환경운동은 개발과 파괴에 맞서 발언하고 다양한 실천적 행동을 고민할 수 있는 상상력을 키우는 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 환경행동위원회 가이아 정경선(지역·중국·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