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사람 인(人) 자(字)는 서로 받쳐주는 형상이다. 이것은 단순히 상형문자의 일면을 보여주기보다는, 사람은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개체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나’와 ‘너’라는 좁은 의미에서의 ‘소아(小我)’에 머물지 않고, ‘우리’라는 더 큰 의미에서의 ‘대아(大我)’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원래 평등하게 태어났지만, 환경에 의해 모두 평등할 수 없으므로 우리는 법과 제도에 의해 소외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보완장치가 필요하다. 스스로는 평등권을 누릴 수 없는 사람들에게 국가와 사회는 자립할 수 있도록 자활(自活, Habilitation)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고용 및 생업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자활은 정상인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에 비해 재활(再活)은 육체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노동능력과 의지를 상실한 사람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재활은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인간은 선천적 또는 유전적인 이유로 장애를 갖고 태어나기도 하지만, 누구든지 언제라도 교통사고나 재해 또는 노화(老化)로 인한 각종 장애 등과 같은 후천적인 이유로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장애에는 의료적인 처치가 필요한 장애와 질병이 수반되지 않은 정서 또는 신체상의 장애가 있다. 재활치료는 의사들의 일차적인 수술 또는 약물에 의한 처치 이후에 개입하기 때문에 의사와 서로의 전문영역이 겹치지 않는다. 물론 필요할 때 동반자적인 관계에서 협조 또는 팀 접근이 필요할 수는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략 30여만 명으로 추산되는 여러 영역의 재활치료사들이 있다. 간단히 열거하여도 물리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청능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심리치료, 드라마치료, 놀이치료, 감각통합치료, 동물매개치료, 승마치료 등 많은 영역에 전문가들이 있다. 지난 5월 국회에서 ‘전국재활치료사총연합’이 결성되어 산하 단체의 권익을 옹호하는 한편, 미흡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선진형 재활치료 제도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도흥 언어청각ㆍ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