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운동이 또 다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는 지난 25일 오후 정부가 이한동 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 회의를 열어 새만금 간척사업을 ‘동진수역 우선 개발, 만경수역 수질 개선 후 개발’이라는 순차적 개발 방식으로 재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에 따른 것이다. 개발이냐 환경이냐를 놓고 오랜 시간 논쟁을 벌였던 새만금 간척사업 에 대한 결정이 결국은 ‘개발’쪽으로 기울었다. 이로써 1999년 5월 중단된 새만금 간척사업은 2년만에 재개됐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는 등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북 군산과 부안 사이의 바다와 갯벌에 총 33km에 이르는 방조제를 구축해 서울 여의도 면적의 1백 40배인 4만ha(1억2천만평)를 매립하는 국내 최대의 농업간척사업인 새만금 간척사업. 관계 당국에서 사업성을 검토하다 재원조달의 어려움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추진불갗로 결론난 이 사업은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엿새 앞두고 선심성 선거공약으로 탄생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생태계 파괴와 환경 재앙, 지역공동체 파괴는 전혀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제기돼 왔고, 96년 시화호 수질오염이 사회문제화 되자 환경 단체들이 담수호로 조성될 새만금호 오염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후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경실련 등 3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새만금 간척사업 백지화를 위한 시민위원회’라는 연대조직을 필두로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91년 시작된 이래로 현재 10년을 맞이하고 있으며 방조제 33km 중 19km가 완성된 상태이다. 정부에서는 미래의 식량위기를 극복하고 남북통일 등 국내외 여건 변화에 대비해 식량 자급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새만금 사업의 계속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게 되면 어떠한 문제가 생길 것인가?

  우선 서해안에서 거의 유일하게 훼손되지 않고 남은 하구 갯벌인 새만금 갯벌에 방조제가 완공되면 전라북도 갯벌의 90%가 사라지게 된다. 그 곳에 생긴 농지는 갯벌에 비해 생산성이 낮으므로 경제성이 없고, 갯벌에서 서식하는 철새 등 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게 된다. 또한 새만금 호수의 수질을 용도에 맞게 유지할 수 없으며 인근 해양환경에 악영향을 주게 되고 수산자원을 고갈시킨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언론매체에서도 새만금 간척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반면 정부에서는 사업에 착수한 지 벌써 10년이 경과했고 방조제의 60% 이상의 공정이 진행됐으며, 새만금 사업이 그 규모나 경제적 비중으로나 우리나라 경제도약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주요 국책사업이라며 간척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새만금이 세계적인 규모의 갯벌인 만큼 국내뿐 아니라, 세계 환경에 미치는 생태학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새만금 갯벌 간척이 식량안보와 직결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새만금을 메워 그 곳에 농사를 짓는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현재 식량자급률인 25%에 단 1% 포인트의 증가효과도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새만금의 순차적 개발방안은 사실상 애초의 개발계획을 고스란히 추진하려는 것이란 지적이 많다. 배수갑문을 통해 만경수역에는 당분간 해수가 드나들고 갯벌의 개발도 유보된다지만 방조제는 예정대로 완공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에서는 계속해서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 고진선 기자 dimple63@orgi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