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은 전공생들에 한해 ‘사전수강신청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공생에 우선해 수강신청의 부담이 큰 전공수업을 본 수강신청 전에 미리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졸업 전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전공필수과목과 학점에 대한 부담감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반가운 제도임에 분명하다. 전공생들을 배려하고 그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이지만 학생들은 또 다른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 대학 언론 전공 4학년 김수진 씨는 “사전수강신청 때는 강의 수용 인원이 적어 수강신청을 하는 의미가 없는 듯하다”며 “수강 신청 후 동기들과 이야기해보면 어떤 과목은 1~2자리밖에 열어놓지 않은 것 같을 때도 많다”고 말했다. 또 김 씨는 “적은 수용 인원으로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거면 애초에 사전수강신청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대학 영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박모씨도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사전수강신청이 끝난 후 SNS에 들어가면 수강신청에 성공했다는 과 사람들을 찾는 게 더 어렵다”며 “전공이 한 두 과목밖에 남지 않은 어떤 선배는 아예 사전수강신청을 포기하고 본 수강신청 때를 노린다고 했다”고 말했다.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사전수강신청제도가 좀 더 실효성 있는 방식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