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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의 선물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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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5  12: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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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벌써 4학년이구나” 3학년 2학기를 맞아 친구에게 했던 말이다. 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땐 4학년이 아주 먼 것처럼 느껴졌다. 같은 동아리의 선배들이 ‘대학생활 참 빠르다’며 지나가는 세월을 아쉬워할 때, 취업 걱정으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을 때도 난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내가 여유로운 성격을 지닌 데다 그때의 난 신입생으로 아직 대학생활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경험이 부족한 새내기 시절의 ‘무지’나 다름없었다. 이후 난 ‘무지’의 1학년을 거쳐 ‘술고래’ 2학년이 됐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사망년’이라는 3학년이 됐다. 그제야 미래가 조금씩 걱정됐고 나에게 맞는 진로는 어디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현장실습 프로그램 참여자 모집’ 공고를 봤다. 나는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송무팀에 망설임 없이 신청을 했다. 비록 실습이었으나 이력서 작성부터 면접까지 실제 회사에 입사하는 과정을 거쳐 합격한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현장실습기관으로 향했다.

  현장실습 기간동안 내가 맡은 업무는 주로 사무보조였다. 그랬기 때문에 복잡하거나 막중한 업무보단 사무실 윗분들의 업무를 보조하는 일을 맡았다. 예를 들어 간단한 복사작업과 문서작성 등이다. 또는 인터넷으로 소송사건과 관련된 서류를 법원에 제출하는 업무, 사무실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는 일, 손님 안내하기 등이었다. 내가 맡았던 다양한 업무 중 주로 했던 일은 주소보정서 제출과 지급명령신청서를 제출하는 일이다. 이 두 서류는 소송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필요한 것인데 대법원-전자소송 사이트에서 실행함으로써 제출이 이루어진다. 실습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뽑자면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아침 일찍 출근해 사무실 정리를 하고 있는데 대리님께서 사무실로 허겁지겁 들어오셨다. 그러곤 갑자기 내게 제출할 서류 뭉텅이를 건네셨다. 상당히 많은 양이었다. 서류를 받아들며 대리님 책상 위를 슬쩍 봤는데 내게 맡겨주신 분량을 제외하고도 엄청난 양의 서류가 있었다. 그렇게 대리님과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컴퓨터를 붙잡고 씨름해야만 했다.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들여다봐야 하는 업무였기 때문에 피로가 눈을 덮긴 했지만 작은 실수로도 믿고 맡겨준 의뢰인에게 큰 피해가 갈 수 있는 무거운 업무를 무사히 수행했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기뻤다.

  경험은 중요하다. 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새의 부화에 비유하고 싶다. 경험하지 못한 상태의 우리는 작은 알에 불과하다. 작은 알을 깨고 부화하기 위해선 ‘도전’의 의지가 중요하다. 이런 의지는 우리가 알을 깨고 나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갓 부화한 아기 새는 알을 깨고 나와야만 자신이 어떤 둥지에 있는지, 둥지 위 하늘은 어떤 색깔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둥지 밖은 어떻게 생겼을까? 둥지 밖의 모습을 알고 싶다면 실패의 두려움을 뒤로한 채 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물론 처음엔 어렵다. 날갯짓을 몇 번이나 시도하고 경험하고 실패하다 보면 어느 순간 둥지 밖, 바람을 느끼며 하늘을 벗 삼은 자신을 깨닫게 된다. 이제까지 우리가 단지 세상을 그저 바라보는데 그쳤다면 ‘경험’은 우리 스스로 실제 세상을 직접 피부로 느끼게 하고 이어서 자신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 정은혜(법학ㆍ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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