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바람직한 강의상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는 허심탄회한 공개토론의 장을 마련한다고 한다. “학생은 이런 강의를 원한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공개토론회는 ‘교수학습개발 센터’에서 계획한 릴레이 공개토론회 중 1탄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더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대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학생중심의 교육을 실현하고, 교육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교육시설 및 강의평가 등 대학교육과 밀접한 부분들에 관한 소주제들로 릴레이 형식의 공개토론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대의 이러한 방침은 대단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사회 내에는 교수들의 강의방식이나 구체적인 학습방식에 대해 논하는 것은 ‘교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라는 의식들이 팽배해 있다. 이것은 수업의 방향 및 평가의 기준을 설정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은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고 강요되어서도 안돼는 성역이라는 주장에 기인한 것이다. 심지어 어떤 교수들은 자신의 강의방식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수업을 평가받는 것 자체를 부정한다. 이로 비춰봤을 때 서울대의 방침은 기존의 인식틀에서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강의를 비롯한 대학 내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다는 서울대의 공개토론회에서는 교수·학생 간에 합의된 구체적이고도 바람직한 강의상이 구현될 전망이다. 이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다뤄질 주제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언제 가장 교수가 실망스럽고, 또 존경스러운가 ▲어떤 수업이 지루한가 ▲과제물의 양과 만족도는 어떠한가 ▲어떤 수업이 유익하고, 또 시간낭비라고 생각되는가 ▲수업시간에 왜 딴 짓을 하게 되는가 등 학생들이 강의중에 느끼는 밀접하고도 구체적인 부분들이기 때문이다. 우리학교 또한 한림발전계획을 통해 학생중심의 교육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최근 일부 교수들은 강의의 질을 높이고 학습전달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학생들의 목소리를 담기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학교의 경우 학기말에 일괄적으로 실시되는 강의평가서의 분석자료들은 교원업적평가시에 일부 반영되고 있지만, 공개되지는 않는다. 이유인 즉, 어떤 수업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아닐 뿐더러 일부 학생들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왜곡될 소지가 있으며, 또한 공개과정에서 교수들의 교권이 침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당국은 교수들의 교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강의평가 분석자료들을 공개함으로써 바람직한 강의상에 대한 담론들을 공론화 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적극 반영하며 강의상에 대한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 자리에서 교수들은 지금까지의 교육경험을 진솔하게 얘기하고, 학생들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교육의 방향을 제시할 때 비로소 교육의 질적 발전은 도모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학생과 교수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갈 때 한림의 교육은 한층 더 성숙해 질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