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도서관이 제21회 ‘저자와의 대화’를 개최했다.

지난 19일 오후 4시 일송기념도서관 세미나실에서 소설집 「가짜 팔로 하는 포옹」의 저자 김중혁 작가와 함께한 저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소설집 「가짜 팔로 하는 포옹」은 김 작가의 첫 연애소설집으로 제46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책은 포르노 제작사 ‘춘하프로덕션’의 이야기를 담은 「상황과 비율」부터 사라진 인기 여가수 기민지를 찾기 위한 이호준과 장우영의 여행을 다룬 「픽포켓」까지 총 여덟 편의 소설들로 구성됐다.

김 작가는 영상자료를 이용해 청중들에게 글쓰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감정이입, 장문, 단문, 대사 등 글쓰기의 요소를 소개하기 위해 자료의 각 부분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보여주며 “영화와 소설의 관계 그리고 영화가 글쓰기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설명하기 위해 자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먼저 김 작가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소개하며 ‘장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나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먼저 구상한 뒤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소설은 큰 그림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며 “반면 영화는 이야기의 몸통 전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를 많이 보면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보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등에 대한 감각을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영화 <카포티>의 도입부를 보여주며 “소설의 도입부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설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첫 문장인데, 나는 첫 문장을 늦게 쓰기 위해 노력한다”며 “첫 문장은 응집된 이야기라 오랫동안 생각해야 하는데, 앉아서 어렵게 쓰는 것보다 오랫동안 생각한 후 문장을 만들어서 쓰면 글쓰기가 쉽고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강의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석정이(사회ㆍ4년) 씨는 “책의 소재가 무척 독특하다”며 “소재가 상상에서 오는 것인지 작가님의 실제 경험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김 작가는 “대부분 관찰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침대 위”라며 “침대 위에서는 여러 생각이 떠오르는데 이런 잡생각들을 유지하고 깊게 파고드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기록하는 편인가?”라는 청중의 질문에 “아이디어가 떠올라 메모를 하면 그 아이디어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된다”며 “문자화시키지 않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놀다보면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킬 수 있어 메모보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굴리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행사에 참석한 우리 대학 졸업생 현기훈 씨는 “평소 김 작가가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자주 듣는 편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김 작가를 직접 만나고 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경제학과 김인규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강연이 끝난 후 작가의 서명을 받거나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