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컨닝(Cunning)은 ‘교활한’이라는 뜻으로, 부정행위를 뜻하는 ‘Cheating’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하지만 이미 컨닝은 ‘시험 볼 때 남의 답안지를 훔쳐보거나 책, 쪽지를 통해 답을 몰래 보는 등의 부정행위를 가리키는 속어’라는 의미로 우리 사회에서 사용되고 있다.

얼마 전 공무원시험 응시자가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한 뒤 공무원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해 구속된 사례가 있다. 그는 허위로 만든 진단서를 이용해 남들보다 더 많은 시험시간을 배정받아 컨닝을 했고, 대학 재학 중에도 허위 진단서를 이용해 모자란 수업일수를 채우는 등 부정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부정행위의 원인으로 ‘이기주의’와 ‘윤리의식의 부재’를 꼽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컨닝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일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더 열심히 공부하는 방법을 택하지만, 몇몇 학생들은 성적을 위해 컨닝이라는 치졸한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우리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한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한림라이크)에는 컨닝에 관한 의견이 종종 올라오곤 한다. 컨닝 관련 처벌을 강화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부터 ‘컨닝하는 사람은 쓰레기’라는 과격한 표현까지 다양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시험을 치르던 중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을 목격한 적이 있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보는 학생이 손해를 보기 때문에 불공평한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컨닝 등 부정행위에 관한 징계규정이 있긴 하다”면서도 “부정행위와 처벌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처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은 중간, 기말고사 시험지에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한 뒤 시험을 치른다. 서약을 통해 부정행위 감소 효과와 성적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하루 빨리 부정행위에 대한 명확한 처벌규정과 학생들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