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등록금투쟁을 벌여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어떻게 보다 많은 학우들과 우리학교 등록금인상의 문제점을 공유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예년 등록금투쟁을 보면서 ‘꼭 점거 같은 무식한 방법을 써야 했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제가 생각했을 땐 점거자체는 등록금에 관해선 대화할 의지가 전혀 없는 학교측에 업무를 마비시키면서 압박할 수 있는 좋은 투쟁방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간의 점거투쟁을 직접 참여하면서도 몇몇 사무실에 대한 소수학우들의 점거투쟁으로는 성과를 남기기 힘들텐데, 오히려 후유증(학생회장징계 등)만 클지도 모르는데 하는 걱정과 함께, 정말 학생다수가 참여하는 대학본부전체점거를 일주일만 할 수 있다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정말 한 학기 내내 등록금투쟁만 하더라도 학우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대중적인 투쟁을 만들어가면서 보다 많은 학우들과 우리학교등록금인상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승리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마지막엔 절대다수의 학우들이 참여하는 큰 투쟁(그것이 점거든, 무기한 동맹휴강이든)을 만들어 학교에서 백기를 들도록 만들어 보자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생각이 어쨌든, 학우여러분들도 많이 질타하듯이 1학기등록금투쟁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실패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비민주적인 등록금책정방법이 바뀌지 않는 한, 500억 가까이 되는 이월금의 투명하고 공정한 사용이 보장되지 않는한, 대학운영에 학생들이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근본적으로 마련되지 않는 한, 일부러 임상교원에 대한 인건비를 학교 교육재정에 끼워 넣으면서 많은 액수의 기부금이나 재단전입금이 교육비로 들어온다고 재단이 허위광고하는 것이 멈추지 않는한 등록금투쟁은 학우들의 자주적인 이해와 요구를 대표하고, 이해와 요구를 바탕으로 투쟁하는 학생회라면 놓을 수 없는 싸움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3백명의 학우들만 총학생회로 등록금을 납부하고 끝까지 투쟁할 수 있으면 올해9%인상된 등록금도 동결시킬 수 있고, 내년 등록금협상에서도 정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정말 어려운 일인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면된다라는 자신감을 우리 6천학우가 가진다면 우리는 정말 이길 수 있습니다.

  총학생회에서는 우리가 알고있는 8백여명의 학우 이메일로 등록금을 추가납부기간까지 연기하자고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다음’에 ‘한림등록금투쟁’이라는 까페를 만들어 우리 한림학우들의 등록금투쟁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든 가정으로 서신도 보내어 우리학교등록금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투쟁할 것인지도 제안할 것입니다. 한림학보를 보시는 분들도, 바로 이 글을 읽고 계신 학우들도 ‘2학기등록금납부를 추가납부기간까지 미루는 것’부터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백이 참여하면 1백명만큼 성과가 남고, 1천명이 참여하면 1천명만큼 성과가 남습니다.

/ 17대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임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