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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에 대한 긍정적 사고가 필요하다… 지역주의는 여전히 차별을 전제로 하고있다”
지난 8월11일‘지역주의는 변화하고 있는갗라는 주제 아래 2001년 한국 산업사회학회 하계 워크샵이 「한국 산업사회학회」,
「한림대 사회과학연구소」, 「강원대 사회과학연구소」 공동 주최로 우리학교 사회과학관 강당에서 열렸다. 선거철마다, 또 지역의 발전
격차 문제가 나올 때마다 매번 수면 위로 떠올라 작은 나라를 더 작게 만들어 버리는 지역주의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영호남 지역주의의 변화」, 「중부지역의 새로운 지역주의」, 「김대중 정부와 지역주의」 등을 주제로 3부에 걸쳐
진행됐다. 제1부에서는 우리학교 유팔무(사과·사회) 교수의 진행으로 「영호남 지역주의의 변화」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첫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은진(경남대·사회학) 교수는 「反 DJ 이후의 선택 : 영남지역의 정치구조 변화 가능성」이라는 자신의
논문을 통해 “우리 나라는 지역주의에 투표 행위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각 지역의 지역주의는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닌 차별적 지역 발전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우리 나라는 지역주의를 계급과 연관짓지는 않지만 지역주의의 사회경제적 기반, 사회자본적 기반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계급 정치적 속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전개될 지역주의의 계급적 속성을 강조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게 된
김영정(전북대·사회학) 교수는 「반지역통합 레짐과 지역감정」이라는 논문에서 지역주의에서 비롯되는 지역감정에 대해 “실생활에서 각 지역사람들이
느끼는 지역감정은 적으며 그것은 허상에 불과하지만 이 허상의 감정이 정치, 언론, 일부 지식인들을 통해 실체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감정을 통해 부당한 이권추구를 하는 지대 추구(rent-seeking) 행위, 즉 허상의 존재인 지역감정을 실체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반지역통합 레짐〉의 행태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한 지역통합 방안으로 ▲일체의 지역감정 논의 중지 ▲정부의 확실한 인사원칙 필요
▲지역별 특성화 전략사업 육성 필요 등을 제안했다.
발제가 끝난 뒤 진행된 토론에서 배동인(강원대·사회학) 교수는 “이교수의 논문에서는 지역주의를 경제적 차별구조로 보지만 경제적
차별구조는 과거 박정희 시절 독재 권력에 발단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권력 구조가 기반이 돼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김교수의 발표 내용 중
‘일체의 지역감정 논의 중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지역주의의 토론이 활발히 진행돼야 한국은 지역주의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그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정태석(동해대·사회학) 교수는 “이교수의 논문 가운데 지역주의의 개념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이제는 영호남
자체에서도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교수의 논문 중에 인용된 설문 조사 자료는 그 지역 안에서 그 사람들의 감정을
조사했지만 그것은 지역주의 문제를 반영하기엔 어느 정도 한계를 가진다고 생각하고 또한 지대 추구, 레짐 등의 개념이 적절한지는 의문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태원(강원대·사회학) 교수가 사회를 맡은 제2부에서는 「중부 지역의 새로운 지역주의」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충북, 탈지역주의로의 회귀?」라는 논문을 발제한 강희경(충북대·사회학) 교수는 우선 지역주의 개념을 패권적, 저항적, 반사적 지역주의로 나누어
설명했다. 이어 충청북도의 역대 투표 성향을 분석을 통해 충청북도의 투표 성향이 점점 탈지역화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교수는 2000년
총선에서 충청북도의 투표 성향을 근거로 충북이 탈지역주의로 회귀했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2000년 투표 성향은 단지 일시적 현상이 아니고
탈지역화로 변화할 확실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강교수에 이어 「지역주의와 강원도」라는 논문을 발표한 신병식(상지영서대·정치학)
교수는 “전통적으로 여당 표밭이라고 불리는 강원도에서 점차적으로 여당 투표 경향이 하락하고 있으면서도 정권 교체에 따른 여야의 변화가 실제
투표에 반영되는 데에 일종의 지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비극 속에 형성된 피해의식 ▲실질적인 농민에 대한 국가
지배라는 ‘그물망’▲선거과정 중 지배적인 성격의 선거제도 등을 언급했다. 두교수의 발표가 끝나고 이뤄진 토론에서 이기홍(강원대·사회학) 교수는
“두 발제문을 보고 충북지역의 패권, 저항, 반사적 지역주의를 강원지역에 적용해 보면 강원도 지역에서 생긴 정치적 반감이 반사적 지역주의의 또
하나의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교수의 충북 지역 투표 현황 분석에 대해서는 “선거 결과는 상존하고 있는
조건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우리학교 한준(사과·사회) 교수는 “충북에서 표출된 주민의 투표 성향은 한국 사회
전체의 정치적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충북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제3부에서는 유팔무 교수의 사회로 ‘김대중 정부와
지역주의’라는 주제로 발표와 종합 토론이 이뤄졌다.
3부의 발제를 맡은 조희연(성공회대·사회학) 교수는 「지역주의의 구조와 변화」라는 논문에서 “지배는 일정한 차별을 전제로
한다”라고 말하며 ▲전근대적 차별의 구조와 의문시되지 않은 차별 ▲근대적 차별과 근대적 저항의 성장 ▲87년 민주항쟁 이후의 지역주의의 변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지역갈등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 내의 지역적 분열 극복을 위한 제도적·비제도적 노력 경주 ▲인권교육과 화해교육의 필요
▲지역 감정 악용에 대한 법적 제재 필요 ▲탈지역주의적 행위자 진입의 필요 등을 제안했으며, 특히 기존의 지역주의적 정당 질서 속에
고착되지 않은 새로운 탈지역주의적인 정치 세력의 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제에 이은 토론에서 김성국(부산대·사회학) 교수는 “국가 중심으로
볼 때 지역주의는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투표 행위에 대한 지역주의는 다른 각도에서 해석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지역주의의 균형에 대한 논의도
언급했다. 또한 우리학교 이재혁(사과·사회) 교수는 “우리 사회에 지역주의라는 균열이 있다는 것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너무 우세해 다른
차이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발표와 토론이 끝나고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 조교수는“지역주의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관점에서도 차별과 차이의 개념은 정립돼야 한다”고 말하며 “차이를 승인하지 않는 것은 엄연한 차별이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이 토론회에 참석했던 원충연 사회학과 대학원생은 “지금까지 지역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만을 가졌었지만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시각이 있음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지역주의의 원인과 양상에 대한 실증적 분석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를 맡았던
유팔무(사과·사회) 교수는 “지역주의 자체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흔들렸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지만, 지역주의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각
패널들의 생각이 엇갈렸다”라는 말로 토론회를 정리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는 30여명의 산업사회학회 회원들과 10여명의
춘천시민들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는 이전과 달리 지역주의의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언급됐으며, 지역주의의 능동적 해소 방향에 대해서도 여러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으로 좀 더 심도있는 토론회가 되지 못했으며, 방학 중 열린 토론회라 학생들의 참여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 김정욱 수습기자 vitamin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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