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이 보다 나은 언론을 위해 언론사 세무조사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 이를 반갑게 여기는 시민단체들과 국민들이 있었던 반면에 한 쪽에서는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수단이다’,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기 위함이다’등의 논란이 일었다.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은 칼럼에서 “집권층이 비판적인 논조를 가진 언론사와 필진들을 그대로 놔두고는 소기의 업적을 이루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필진들을 제거하기 위해 사주들을 다스리고, 사주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신문사의 약점인 세무관계를 뒤진 것”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수구적 언론은 세무조사에 대해 언론개혁을 위한 일이 아니라 정부의 정치적 의도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가담한 소설가 이문열씨의 의견은 언론사 세무조사에서 지식인들의 논쟁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등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이 씨는 조선일보에 기고한 ‘신문없는 정부 원하나’란 글에서 시민운동은 소수가 다수로 위장돼 정권과 같은 길을 가는 것이 중국 문화혁명 때의 ‘홍위병’을 떠올린다며 정부의 언론개혁에 대해 비난을 가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행동의 표현인 시민운동을 ‘홍위병’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이를 거점으로 해 많은 지식인들이 반론을 제기하기도 하며 하나둘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현상을 한겨레신문에서는 ‘지식인들의 커밍아웃’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주간지에선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성향을 표로 만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언론사 세무조사와 언론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논조를 펴고 있는 대표적인 극우적 신문인 조선일보는 정부가 권력을 이용해 언론사의 세금을 약점 잡았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의 언론권력과 탈세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또한 국민에 대해 홍위병을 운운하는 반면 자신들의 이익에 맞지 않는 논리를 펴는 지식인들에 대해선 사상검증을 논하며 언론 권력을 이용한 사상과 논리의 강요와 억압은 명백한 조선일보의 행태이다. 조선일보 쪽에 서서 주장을 펴는 지식인들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지식인의 태도이며 조선일보도 하나의 언론으로 봐야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사상을 강요해왔던 조선일보가 다양성과 언론에 대해 떳떳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지적되고 있다. 결국 이와 같은 문제로 인해 지금의 수구언론들이 지식인들을 동원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목적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구언론은 흔히들 ‘주류’로 이어져왔다고 일컫는 군사정권에 유착해 권력을 누리고 이러한 권력을 유지하는 데에 이로운 논리를 사람들에게 널리 파급시켰다. 어린시절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반공이라던가 친미 등은 수구언론이 만들어 낸 기득권 유지의 한 방책이었다. 우리나라 언론사의 진보적인 첫 발걸음인 언론개혁과 그와 관련된 언론사 세무조사가 그동안 수구언론에 길들여진 국민들에게 조차 반가운 소식이 됐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가 언론개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보수를 가장해 자신들의 이익과 이윤을 위해 기존의 파시즘적 논조로 정부의 언론개혁을 비난하는 수구언론의 논리에는 분명 허구가 있다. 언론이 사람들의 삶과 생각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만큼 수구언론의 잘못된 논리의 주장과 과거든 현재든 명백한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행태는 바로잡아야 하는 과제인 것이다. 그들의 파시즘적 논조를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피해자를 더는 생산해내지 않도록 수구언론의 옳지 않음을 되짚어 알리는데에 절실함이 요구된다.

/ 홍수경 기자 laught1234@h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