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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강 불가피해도 학생 피해는 없어야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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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1  1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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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ㆍ고등학교 교육과 비교해 대학교육의 가장 차별화된 특징이 무엇일까. 원하는 날에, 원하는 시간에, 그리고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일명 ‘수포자’라 불리는 학생들은 어렵고 지루하게만 여겨지는 수학 수업을 피할 수 있을뿐더러 관심 있는 분야나 전공 관련 수업 위주로 수업 계획을 세워볼 수도 있다. 정리해보자면, 대학교육의 본질은 ‘강의를 선택해 들을 자유’가 학생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지난해 대대적인 비전선포식을 통해 여러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많은 비전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학생 중심의 교육에 역점을 둔 듯하다. 복수전공을 필수화하고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을 만들어낼 융ㆍ복합 전공 신설과 캠퍼스라이프 활성화 등이 대표적이다. 교수 중심의 교육에서 학생들을 위한 교육으로의 변화는 총장은 물론, 대학의 주요 보직자들이 입을 모아 주장하는 바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의가 폐지돼 없어지는 오늘날 대학의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수강생의 부족으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 정원 축소 등의 이유로 대학의 강의들은 폐강을 선고받고 있다.

폐강에 대한 논의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이미 누군가는 ‘폐강은 그 수업을 듣고 싶어 하는 학생들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주장했을 터이고, 또 누군가는 ‘그렇다고 모든 강의를 살릴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단순히 수강생 수를 기준삼아 강의의 존폐여부를 결정하는 대학과 인기강좌, 이른바 ‘꿀강의’만을 찾아듣는 학생, 둘 중 누가 더 잘못했는지 시비를 가리는 건 케케묵은 논쟁으로 보인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따지기 전에, 폐강이라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건설적인 논의가 지속돼야 한다.

폐강 자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문제는 학생들이 신청한 강의가 폐강됐음을 알려주는 시기다. 개강 후 일주일간의 강의변경 기간을 거쳐 최종적으로 폐강이 통보되는데 다시 수강신청을 해야 하는 시간적 여유도 반나절밖에 되지 않는다. 거기에 폐강된 강의만큼의 학점만 가능하고, 잔여석이 있는 강의만 다시 신청할 수 있으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신청하거나 수강 자체를 포기하는 일도 벌어진다.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지만, 오히려 해결책은 간단할 수도 있다. 강의의 대략적인 수요를 사전에 알 수 있다면, 그 수요에 맞춰 강의를 구성하는 건 쉬운 일일 터. 수강신청 이전에 강의 수요에 대한 조사가 선행된다면 어떤 강의에 수강생이 얼마나 몰리는지, 어떤 강의가 수강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지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다. 본 수강신청이 지나고 나서야 부랴부랴 폐강을 선고하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대학교의 경우 본 수강신청 전에 장바구니 담기를 통해 과목에 대한 수요를 사전에 조사해 수강신청에 반영하고 있다. 우리 대학도 사전수강신청을 통해 대략적인 수요를 예측한다고는 하지만 신청 인원이 강의 정원보다 적을 경우 자동으로 수강신청이 되는 중앙대와 차이가 있다.

강의 수요조사는 하나의 방법일 뿐,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폐강은 학생들에게서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권리를 앗아가는 일임과 동시에 학생 중심의 교육을 주장하는 대학에게도 원치 않은 결과일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폐강으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학생과 대학 양쪽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한림의 두 주체, 학생과 대학이 문제해결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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