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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생산관계적 접근으로 대안 네트워크 건설해야
한림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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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9.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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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와 통신 장비의 등장 및 보급으로 현대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알아본다.

1. 총론
2. 정보제국주의에 대하여
3. 좌파적 정보운동을 위하여

  정보운동은 현재의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즉 정보·지식은 현재 사회의 생산력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며, 정보·지식의 소유 형태를 둘러싼 갈등은 자본주의적 사적소유에 대한 포괄적인 비판을 전제하고 있다. 흔히 사회학자들, 미래학자들에 의해 논의되는 정보사회론 역시 자본주의적 생산·사회관계의 재편을 둘러싼 갈등의 일부로 이해돼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갈등을 둘러싼 담론의 형성이 아직은 미약한 상황이며 더욱 많은 비판적 이론가들과 이들의 조직적 참여가 필요하다.

  ‘미래 정보화 사회’는 ‘기술결정론’에 기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낙관이나 비관적인 평가는 의미가 없다. 기술을 사회 외적인 것으로 전제하고, 기술 내적인 특성으로부터 사회 변화의 상을 추론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방향은 그 시대의 사회적 요구에 의해 결정되며, 특정한 기술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도 그것이 쓰여지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정보화 사회의 문제를 기본적으로 과학기술 혁명의 성과와 자본주의적 이용이 주는 사회적 영향과 충격의 문제로 파악할 때, 이에 대한 대응은 ‘정보민주주의’나 ‘정보운동’을 훨씬 뛰어넘는 좀 더 근본적인 것이어야 한다.

  후기 산업사회 논자들의 미래론적 담론이 주는 효과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 현실의 변화로부터 긍정성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정보영역은 ‘생산력’적인 접근이 아닌 ‘생산관계’적인 접근이어야 한다. 이것은 후기 산업사회 논자들의 미래 담론이 주는 효과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면서, 현실의 변화로부터 긍정성을 찾아보는데 의미가 있다. 미래 담론은 과학기술, 텔레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으로부터 ‘다른’ 사회상을 물신적으로 그리면서, 미래 사회가 아닌 현실 사회의 특정 부분만을 이데올로기적으로 과장하여 현실을 가리고, 특정 지배 분파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현실적인 힘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정보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위기와 연결된다. 정보운동은 전체운동, 중심운동과 비교되는 부문운동이 결코 아니다. 또 통신민주화 운동으로 한정시켜 이해해서도 안된다. 정보운동은 새로운 생산·사회관계를 창출하고자 하는 운동이며, 정보의 자본주의적 사용에 대한 비판적 이해에 바탕을 둔 운동이다. 그러나 기존의 변혁 이념의 새로운 공간(CYBERSPACE)으로의 확장을 위한 운동도 아니다. 정보운동은 현재 현실 공간과 가상 공간과의 접점의 확인을 거치면서 그 구체적이고 특수한 모순을 해명하는 것이다. 정보를 둘러싼 모순이 바로 이러한 현실 공간과 가상 공간의 접점에서 발생하는 가장 핵심적인 모순이다. 또한 현대의 생산력의 발달을 추동하고 있는 것은 극소 전자 기술의 발달, 정보 통신 기술의 발달이다. 정보와 지식은 현재의 생산력의 발달을 가속화시킬 가장 핵심적인 생산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동안 자본주의는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의 바탕에서 노동자와 자본간의 모순을 기반으로 생성, 발달해 왔다. 이제 생산력 발달의 핵심적인 기여를 하게 될 정보와 지식(생산 수단)의 소유 형태를 둘러싼 운동이 현재의 생산·사회관계를 변화시킬 핵심적인 운동이 될 것이다. 정보운동을 부문운동으로 협소하게 이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본은 정보를 사적소유의 기반 위에 둘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정보가 현재의 생산수단의 핵심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정보의 공유는 곧 생산수단의 소유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의 권력구조에 대한 역행일 수밖에 없다. 바로 이렇게 갈등은 시작된다.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갈등, 정보공유를 위한 갈등은 이렇게 미래의 권력관계를 재편시킬 갈등이 되는 것이다.

  분명 현재 네트워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문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시·공간의 네트워크 통제권을 둘러싼 문제이다. 현재의 정보독점의 움직임이나, 사적 정보검열, 즉 정보 통제의 흐름은 새로운 자본주의체제 개편의 흐름으로 이해돼야 하며, 기존의 정치제도를 장악하고 있는 지배권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흐름으로 이해돼야 한다. 기존의 정치체제에서 모든 정치적인 발언과 입장의 제기는 국회라는 장치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의 발달한 정보통신기술은 개개인 각자에게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을 내세울 수 있는 매체를 쥐어 주고 있다. 결국 지배권력층은  제도 정치판에서 정치적인 흐름을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서서히 사용자 개인의 합의와 소통에 기초해서 조직·운영되는 자치조직, 자치공간의 등장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지고 있다. 이는 기존의 지배권력에 대당하는 ‘자치권력체 건설’의 가능성이며, 자본에 의한 왜곡된 보편에 의해서 주어지는 개별성, 그리고 그러한 개별성들의 네트워크(network), 상품관계의 네트워크로서의 현실이 아닌,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통해서 자신의 개별성,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대안적인 네트워크건설의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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