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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허용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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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3  11: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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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이 끝났다. 우리 모두는 한마음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절박함과 기대를 품고 있었으나 선택은 제각각이었다. 유래가 없는 다자구도였고 후보들의 정치적 가치와 비전, 정책은 비슷비슷하면서도 뭔가 다른 듯했다. 정치가 근본적으로는 우리들 사이의 차이에 기초해 있을 뿐만 아니라 선거 캠페인은 ‘차별화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일자리 정책을 말하더라도 몇몇 수치의 차이를 들어 ‘나’와 ‘너’는 분명히 다르다고, 내가 더 낫다고 주장해야 한다. 안보나 대북 정책 같은 오래된 차이는 죽고 사는 문제, 국가의 명운이 걸린 문제로 새롭게 부풀려 포장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들 사이의 차이도 재발견하고 재확인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 캠페인에는 해묵은 차이만이 아니라 새로 등장한 차이도 있었는데, 바로 동성애와 동성결혼 문제다. 그 시작은 느닷없었고 불쾌했고 또 황당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아무런 맥락도 없이 군대 내 동성 간 성폭력, 동성애, 동성혼 문제를 뒤섞어 찬반을 물었다. 그래서 느닷없다고 생각했다. 의학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동성애를 에이즈 전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고 ‘창궐’이라는 단어를 동원해 공포를 조장했다. 그래서 불쾌했다. 동성애를 응징하고 처벌하겠다는 초법적, 반헌법적 발상에 황당했다.

사실 신선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선거에서도 드디어 동성애와 동성혼이 쟁점이 됐다는 생각에 살짝 흥분하기도 했다. 우리는 그동안 공적 논의에서 동성애와 동성혼 문제를 금기시하고 배제시켜왔다. 상당한 수의 성소수자가 존재하고 성 정체성에 따른 사회적 차별로 고통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존재 자체를 애써 억압하고 무시해왔던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불결’하고 ‘비정상’적인 성 소수자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었기 때문이며 또 한편으로는 이 문제를 공식화할 경우 초래될 극심한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얄팍한 표계산에 따른 것일지라도 가장 보수적인 후보가 선거토론에서 그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은 대단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아쉽게도 후속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홍준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이 동성애는 개인의 성적 취향이나 성 정체성의 영역에 속한 문제이니 사회적 차원에서 거론해서는 안 된다고 정리해버렸고, 사회적 차별 금지나 동성 결혼 허용 여부에는 견해가 달랐지만 이번 선거에서 쟁점화 하는 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점화는 됐고 카운트다운도 시작됐다. 그 속도는 우리의 인권 의식과 감성이 얼마나 빨리 성숙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는가에 달려있다.

네덜란드가 2001년에 세계 최초로 동성결혼을 허용했다. 유럽 국가들은 대체로 2010년대 초반에, 기독교 보수주의가 강한 미국에서는 2015년에 합법화됐다. 물론 그 나라들에서는 합법화 이전에도 동성 간 사실혼을 인정했었다. 아시아 최초로 대만 의회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최고법원이 그 위헌성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 송현주 (미디어커뮤니케이션 ·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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