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열린 저자와의 대화에서 이기호 작가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설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채민영 기자

우리 대학 도서관이 제23회 ‘저자와의 대화’를 개최했다.

지난 24일 오후 4시 일송기념도서관 세미나실에서 소설 『차남들의 세계사』의 저자 이기호 작가와 함께한 저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소설 『차남들의 세계사』는 저자의 첫 소설인 『사과는 잘해요』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이기호 작가 특유의 걸출한 입담으로 얼떨결에 ‘부산 미국 문화원 방화사건’에 연루돼 수배자가 된 ‘나복만’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이야기한다.

이날 저자와의 대화에서 이기호 작가는 직접 칠판에 글을 써가며 소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강연했다. 이 작가는 “순수소설과 장르소설에 대한 차이가 있지만 왜 소설을 읽고, 쓰는지가 중요하다”며 “소설을 읽고 쓰는 가장 큰 이유는 공감 능력의 확대와 성장을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작가는 “세상을 바라볼 때 너무 자기 자신과 동일시한다면, 타자를 타자로 제대로 볼 수 없게 된다”며 “이는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만 바라보게 되고 결국 사물의 본질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정과 공감에 대해 “동정은 금방 휘발되는 감정으로 타인의 감정을 (자신과) 동일시해 상상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공감은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려 실천하는 것이고 결국 그런 태도가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세상 속에 산다고 인지하고, 바라보는 것이 공감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장남의 역사와는 다른 차남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며 “소문자역사로 기록되는 것이 소설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마쳤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소설의 다양한 이야기를 어디서 구하는지를 묻는 김인규(경제) 교수의 질문이 있었다. 이 작가는 “주로 주변에서,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것을 얻는다”며 “미디어 매체는 소재를 찾는데 마이너스 요소”라고 답했다. 이어 “글을 쓰려 한다면 자기 자신만의 집중된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속에서 떠오르는 것을 찾는 것이 소설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소설이나 외국 작품의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작가는 “영향을 받긴 하지만, 작가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일”이라며 “얘기는 같아도 스타일이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저자와의 대화에는 우리 대학 학생들뿐 아니라 유봉여고 학생, 시민 등이 참석했으며 강연이 끝난 뒤에는 이 작가의 서명을 받거나 사진을 찍을 기회가 제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