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우리는 보다 많은 정보를 대량으로 얻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논란의 사례들도 적지 않다. 인터넷상에서의 음악 파일 공유와 관련한 소리바다 논쟁은 이런 논란 중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내용이다. 저작인접권 침해로 소송을 건 국내 음반 산업협회와 서로의 음반을 공유하며 온라인 상에서의 자유를 외치는 시민단체 간의 마찰이 빚어진 사실 또한 그렇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8월26일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에게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판결이 최초로 나왔다. 이번 판결은 W뮤직엔터테인먼트 등 2개사가 자신들의 전속계약 가수들이 부른 곡을 사이트에 올리고 파일을 통해서 공유할 수 있게 한 I사 운영자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비롯됐다. 소리바다가 파일이나 IP주소 등의 정보를 서버에 저장해 배포하지 않고 단순하게 이용자 사이에 매개로 이용되는 반면 I사는 저작인접권을 가진 곡을 특정한 파일로 변환한 후 서버에 저장해 사이트 이용자들이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에 W엔터테인먼트는 I사를 상대로 1억4천여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고 법원은 “피고는 원고들에게 9천8백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I사가 직접적으로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더라도 이용자들이 저작권침해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를 삭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히려 저작권침해를 용이하게 했다는 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음반공유 사이트인 냅스터 또한 연방항소법원에서 저작권법 위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이트 운영자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 처음이며 자료를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나 공유적 지적재산권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또한 사이트 운영자에게 많은 책임을 묻는 법원의 판결은 네티즌들이나 인터넷 사업자들의 인터넷상에서의 자유로운 활동을 축소시키고 그에 따른 인터넷 발달도 저해시킬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 특히 요즘 국가에서 인터넷을 통제하기 위해 마련한 시책인 통신질서확립법에 의한 인터넷 등급제의 추진이 인터넷 공유를 방해하고 네티즌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이유 때문에 이를 반대하는 네티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상에서의 정보공유에 대한 자유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내려진 이번 판결은 인터넷의 효율적 활용과 정보공유를 원하는 집단과 저작권을 보호하려는 집단 간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이 이들의 이러한 갈등과 논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은 자명한 일이며 이 논쟁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 나갈지도 주목할 만한 일인 것이다.

/ 홍수경 기자 lught12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