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권은 인간의 지적인 창조물 중에서 법으로 보호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에 대해 법이 부여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그리고 지적재산권법은 정신적 재화인 지적재산을 그 보호대상으로 하는 일련의 법체계를 일컫는 것으로, 문학, 미술, 음악, 연극, 편집물, 데이터베이스, 컴퓨터프로그램, 생명공학, 전기기계공학, 화학, 디자인, 생명체의 신품종, 반도체집적회로, 상품의 심볼 등 인간의 지적인 능력이 발휘되는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 재산에 대한 보호권인 지적재산권은 인간의 지적활동의 성과로 얻어진 정신적, 무형적 재화에 대한 소유권에 유사한 재산권을 지칭하는 것으로 문학적 또는 미술적 저작물에 대한 권리인 저작권과 산업적 또는 영업적 재산권인 산업재산권의 두 가지 유형으로 대별돼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보 및 지식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에 따라서 새로운 부문에 대한 보호가 문제되고 있고 지적재산권 자체가 상업이나 산업의 영역에서 중요한 경쟁재로 돼가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러한 지적재산권의 개념은 인격의 자유를 기초로 한 근대국가의 형성과 더불어 근대적인 소유권개념이 확립되면서 인간의 정신활동으로부터 나오는 학문이나 예술에 대한 창작물 또는 창조적인 발명이나 신기술 등에 대한 권리도 기타의 재산권과 마찬가지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사회경제적 욕구에 부응하여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이러한 근대적 의미의 지적소유권 개념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인간정신의 무한한 발전과 더불어 그 개념은 날로 확대돼 가고 있으며 그 중요성 또한 날로 증대하고 있다.

  한편 지적재산권의 보호는 법이 지적재산권을 가진 자에게 일정 기간 배타적인 권리를 인정하여 타인의 모방이나 도용으로부터 보호하는 방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와 같이 지적창작물을 보호하는 필요성은 그 보호대상에 따라서 다양할 수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영업상의 경쟁질서를 유지하며, 창작물의 공표를 조건으로 일정기간 독점권을 부여함으로써 발명이나 저작에 대한 투자를 촉진시켜 궁극적으로는 사회전체의 기술과 문화수준의 향상을 꾀하는데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와 같은 지적재산권제도가 경제발전에 기여해온 점도 인정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경제적 기능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즉 근대적인 지적재산권제도가 형성된 이래 지적재산권제도가 독점적인 지위를 가져다주고 독점은 자원의 배분을 왜곡시키고 경제의 효율성을 저하시킨다고 봐 폐지론까지 대두되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적재산권이 경제학적인 의미에서의 독점을 초래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특허권이나 저작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발명활동과 창작활동은 비밀로 유지될 수 있는 성질의 발명이나 창작에만 집중될 것이고 대부분의 인적자원이 비밀유지 또는 타인의 발명이나 창작의 모방에 투입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적재산권제도가 발명과 창작을 유도하는 경제적 인센티브가 되어 인적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측면이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지적재산권법제도가 인적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가능하게 해주는 법제도가 되기 위해서는 발명과 창작 등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가 적절할 것을 전제로 한다. 즉 지적재산권의 최적보호가 항상 고려돼야 하는 것이다. 과도한 창작자의 보호는 기존의 기술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점에 비추어 기술혁신을 저해하고 개량기술의 이용을 방해하여 산업발전을 정체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창작자측의 보호만 강조해서는 안되고 사회전체 이익과의 조화를 중시해야 한다. 또한 창작자의 권리(author’s right)의 강화에만 치우쳐서는 안되고 이용자의 권리(user’s right)도 참작하여 어느 정도의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최적인가가 항상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상에서와 같은 점에서 볼 때 지적재산권에 법적인 규율은 인간의 지적 창조물에 대해 법적인 보호를 부여함으로써 창작의욕을 고취하는 한편 그 보호가 지나쳐 지적 창조물의 과실을 사회가 충분히 향유할 수 없게 되는 현상을 방지하는데 주된 관심을 둬야 한다. 또한 최첨단을 걷는 것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므로 해서 시대의 요청에 따라 법개정을 하거나 새로운 보호방법을 창출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하고 기동성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 새로운 기술의 보호와 각 법의 경계선상에 있는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론의 정립 및 소위 지적재산권선진국의 기술과 정보에 의한 세계 지배정책과 우리나라의 산업 및 대외무역정책의 새로운 대응책을 항상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 최수정(법학부·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