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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눈뜨고는 못볼 말로 도배된 에브리타임
이재빈 편집장  |  fuego@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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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5  10: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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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익명 커뮤니티가 더럽혀졌다. 가짜뉴스, 비아냥, 인신공격은 물론, 혐오ㆍ비하표현과 여론호도, 욕설도 부지기수다. 이용자는 문제 게시물에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반면, 커뮤니티 개발사는 말로만 제재를 외치고 있다.

문제의 커뮤니티는 에브리타임(에타). 2011년 출시된 애플리케이션이다. 초기에는 대학생들에게 시간표확인과 학점계산, 강의평가 등의 기능을 제공했다. 여기에 이용자들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익명커뮤니티 서비스까지 출시하자 대학생들은 너나할것없이 에타를 이용했다. 2019년 5월 기준 362만여명이 가입했고 4억건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하지만 커뮤니티 서비스가 제공되면서부터 에타는 더럽혀지기 시작했다. 에타는 이용자가 게시판을 직접 생성ㆍ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글이 올라오는 자유게시판과 비밀게시판은 관리가 불가능하다. 두 게시판은 서비스 제공업체만이 관리한다.

혐오표현ㆍ가짜뉴스ㆍ여론호도 ‘만연’

관리가 부실하다보니 에타는 결국 혐오표현의 온상이 됐다. 혐오표현은 젠더갈등 국면에서 특히 빈번하다. 이용자들은 ‘여성은 성매매로 쉽게 돈을 번다’고 하거나 말싸움하는 상대를 ‘지잡대생(지방잡대 재학생)’이라고 비하하는 등 인신공격을 일삼는다. 상대를 조롱하거나 욕설을 내뱉는 글은 일부 심각한 글들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다.

본래라면 공론장에 오르지 않아야 할 가짜뉴스도 에타에서는 판을 친다. 지난 22일 자정쯤 올라왔던 글이 대표적이다. 해당 글은 모 학과 학생회장이 학생회비로 과 물품을 구매할 때 본인 명의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용자 대부분은 게시글에 해당학과 학회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이는 가짜뉴스였다. 실상은 해당학과가 학회장이 물품을 인터넷으로 구매할 때 본인명의로 구입을 진행하는 바람에 자동으로 현금영수증이 발행됐던 것일뿐, 고의는 아니었다. 심지어 오는 28일까지는 예결산심의위원회 심의정정기간이었기 때문에 위원회의 권고를 받은 학회장이 현금영수증 발행취소를 하면 문제 소지가 전혀 없었다.

소수의 사용자가 여론을 제멋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에타 시스템 상으로는 한명의 사용자가 익명으로 여러 차례 글을 쓰더라도 동일인물이 작성한 글인지, 여러명이 적은 글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같은 주장의 글을 대량으로 작성해 마치 해당 주장이 대다수 이용자가 지지하는 여론인 것처럼 포장할 수 있다.

이미 일부 게시판에서는 이용자들의 반복적인 신고로 한 계정이 제명당하자 수십개의 글이 삭제된 사건이 있었다. 에타는 계정이 제명당하면 해당 계정으로 작성했던 모든 글이 함께 삭제된다. 이미 몇몇 이용자들은 익명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일을 막겠다며 닉네임을 공개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드는 추세다.

전국 대학 집어삼킨 익명의 병폐

익명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학은 비단 본교뿐만이 아니다. 숭실대 신문은 이미 지난해에 에타 익명기능의 병폐를 지적했다. 숭대시보는 “공론의 장인 인터넷이 혐오의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의사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무책임한 행위까지 용인돼선 안 된다”고 보도했다.

주요매체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매일경제는 에타에 성희롱과 혐오가 만연하다고 진단했으며(5월5일) 머니투데이도 대학가가 온라인 혐오에 물들었다고 지적했다(4월20일).

개발사, 실효성 전무한 규칙만 제시

개발사 측은 플랫폼을 운영하며 이윤은 창출하고 있는 반면, 온라인문화 개선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에타는 홈페이지 커뮤니티이용규칙에서 욕설과 비아냥, 비속어 등 예의범절에 벗어나거나, 성적 비하를 포함하거나, 익명을 악용한 여론 조작 등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행위들은 게시판에서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 게시판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피해자 구제에도 소극적이다.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게시물의 게시중단을 요청하려면 피해당사자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직접 조사해 신청해야한다. 이마저도 전화 문의는 전혀 받지않고 오직 이메일로만 접수를 받는다.

김경희 미디어스쿨 교수는 “익명에서 비롯된 각종문제를 해결하려면 대학생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며 “미디어를 비판적ㆍ창의적으로 이해, 활용하고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며 소통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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