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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여전한 혐오사회, 궁지에 몰린 성소수자성소수자 일상에서 늘 차별 당해… 민주노총, “누구나 있는 그대로 존엄한 세상 만들겠다”
한다녕 편집장  |  annyeong0930@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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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06  14: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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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신나라

지난 3일 변희수 전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8일 이은용 작가도 사망한 채 발견됐다. 지난달 24일에는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이 숨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성소수자’라는 것이다.
변 전 하사는 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강제전역 당했다. 육군에 따르면 생물학적인 남자로 태어난 그는 2017년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그는 성 정체성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9년 11월에 국외 휴가 승인을 받아 성전환 수술을 받으러 태국으로 향했다. 변 전 하사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군 복무 지속을 희망했으나 육군은 음경 상실과 양측 고환 결손을 사유로 ‘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1월 강제전역을 결정했다. 이에 앞서 변 전 하사는 전역심사 이틀 전인 지난해 1월 20일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고 부당한 전역심사를 중지해달라며 긴급구제 신청도 했다. 인권위는 다음날인 21일 긴급구제 결정을 내렸다. 이후 육군본부에 전역 심사위원회 개최를 3개월 연기할 것을 권고했으나, 육군은 전역심사를 강행했다.

육군 관계자는 당시 “남성 군인으로 임관해 임무를 수행해오다가 신체적 변화가 있었고, 의무조사 규정에 따라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며 “이런 경우 전역심사위를 열게 돼 있고, 심의에서 전역이 결정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변 전 하사는 지난 3일 충북 청주시의 자택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변희수 전 하사의 안타까운 사망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현재 성전환자의 군 복무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한달간 트랜스젠더 세 명의 부고를 접했다.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죽음은 더욱 많을 것이다”라며 비통해했다. 이어 “변희수 하사의 바람은 트랜스젠더 군인으로 살아가는 것 하나였다. 이는 특별한 것도 아니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마저 촉구할 정도로 당연한 권리였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숨진 이 작가는 트랜스젠더 문제를 다룬 연극 ‘우리는 농담이(아니)야’로 동아 연극상을 받았다. “트랜스젠더 작가로서 농담과 같은 일들, 농담이 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걸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도 전했다.

김씨는 제주의 성소수자 운동 활동가이며 제주에서 처음으로 퀴어문화축제를 주최했다. 또, 현실 정치를 바꾸기 위해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총선 때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다. 트랜스젠더 김씨가 남긴 마지막 글은 “너무 지쳤어요. 삶도, 겪는 혐오도, 나를 향한 미움도”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트랜스젠더 차별실태조사 결과, 트랜스젠더들은 일상 속에서 늘 차별을 받고 있었다. 의료기관, 관공서는 물론 공항검색대까지 신분증이나 주민등록번호와 다른 외관에 성별을 재차 확인받기 일쑤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모욕적 질문을 받는 경우도 있다.

법적 성별과 겉모습의 차이를 없애려면 법원에서 ‘성별정정’ 판결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는 성별정정에 있어 구체적으로 정해진 규정 자체가 없다. 법원 판결 역시 판사에 따라 그때 그때 판결이 달라지기도 한다.

지난달 18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에 대해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해 “변 하사를 다른 세상의 아픔 정도로 묻어둘 것이 아니라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답해달라”고 호소했다.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변 전 하사를 추모하며 “지지부진한 평등법, 차별금지법도 죄스럽다. 정말 국회는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일부 종교 세력의 반대에 발목 잡힌 모양새로 십여년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자성했다.

민주노총은 “잊지 않겠다. 혐오와 차별로 가득한 세상에서 온몸으로 파열구를 낸 보통의 트랜스젠더들의 위대한 용기를 기억하겠다”라며 “당신의 용기에 응답하겠다. 누구나 있는 그대로 존엄한 세상을 만들겠다. 트랜스젠더 노동자들이 자신의 모습으로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의당은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차별금지법에 대한 서울시장 후보자들의 입장을 요구하는 등 차별금지법 의제 띄우기를 적극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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