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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국배우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 수상 ‘쾌거’한국영화 102년 역사에 ‘금자탑’ “정통적이지 않은 여성상 연기”
한다녕 편집장  |  annyeong0930@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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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5.08  11: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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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신나라 기자

 “우리는 각자 다른 역할을 연기했고, 서로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경쟁 후보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속 깊은 수상소감이었다. 윤여정(74)은 102년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의 역사는 물론 오스카 93년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윤여정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어 연기로 이룬 쾌거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몇몇 단어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한국어 대본으로 연기했다.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은 한국 배우 최초이자 아시아계 배우로는 1957년 영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두 번째이다.

◇ ‘화이트 오스카’ 오명 탈피
윤여정의 수상은 백인 중심적이라는 불명예에 빠져있던 아카데미에 변화를 줬다. 2015년과 2016년 오스카 연기상 후보는 모두 백인이었다. 이에 SNS를 중심으로 #Oscar So White(오스카는 너무 하얗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전개되는 등 오랫동안 굳어진 백인우월주의에 비난이 이어졌다. 2021년에는 연기상 4개 중 2개는 백인이 아닌 배우에게 주어졌다.

이에 대해 윤여정은 “색을 섞어 놓으면, 더 아름다워진다. 무지개도 7가지 색을 가지고 있다. 색은 중요하지 않다”며 “아카데미의 벽이 트럼프가 세운 장벽보다 너무 높아서 동양 사람들한테는 넘기 어려운 벽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따뜻하고 같은 마음을 지닌 평등한 사람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윤여정의 빛나는 여정
그는 한양대 국문과로 진학했고 직접 등록금을 벌기 위해 TBC 방송국에서 보조아르바이트를 했다. 주변의 권유로 TBC 3기 탤런트 공채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면서 그의 55년 연기인생이 시작됐다.

윤여정은 데뷔 이래로 2021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기 전까지 36편의 영화와 약 100여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결혼을 하고 미국으로 떠난 뒤 1985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연기자로 복귀했다. 당시에는 두 아들을 키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생계형 연기를 했다.

그러면서 MBC 드라마 ‘장희빈’의 주연으로 단숨에 치고 올라왔으나 완전히 재기하는 것은 어려웠다. 일부 시청자는 “저 여자는 이혼녀이므로 TV에 나와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 듣기 싫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그는 ‘강인함’으로 이런 상황을 극복했다. 생존을 위해 연기했으므로 누구보다 절실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70세가 넘은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윤여정은 늘 겁 없고, 정통적이지 않은 여성상을 연기해왔다”며 “순박한 시골 처녀가 팜파탈로 변신하는 화녀로 여우주연상을 휩쓴 뒤 전통을 뒤흔드는 역할을 맡아왔다”고 평가했다.


또, 미나리에서 윤여정의 연기에 대해 ‘비전형적인 할머니’라고 정의 내렸다. 손주에게 화투를 가르치며 ‘지랄’ 같은 욕도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도 ‘순자’라는 인물을 적극적으로 구축했다.

◇ 저예산 독립 영화 ‘미나리’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에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윤여정은 이 영화에서 딸(한예리)을 돕기 위해 미국 땅을 밟은 한국 할머니 역을 맡았다.

윤여정이 미나리에 출연하게 된 데는 뒷이야기가 있다.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이 실제로 겪은 일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윤여정은 처음에 이 사실을 모르고 대본을 받았다. 그는 “대본의 디테일이 경험하지 않으면 쓸 수 없다고 생각해 시나리오 읽다 말고 스태프에게 전화해서 감독의 어릴 적 얘기냐”고 물어봤다. 이후 “그렇다”는 답변을 듣고 바로 이 작품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미나리는 저예산 독립영화로 제작비 약 200만 달러(약 22억2천580만원)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9년 기준 한국 상업 영화의 평균 순제작비(76.5억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

3월 3일 개봉한 미나리가 상영된지 약 두달 만인 지난 1일 누적관객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윤여정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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