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 문제는 우리 대학만의 문제가 아닌 타 대학들도 가지고 있는 문제다. 20대 학생들이 모여 만든 언론 ‘고함20’에서는 대학 축제의 스폰 뿐만 아니라 동아리 행사 등에서 빈번하게 요구되는 스폰 관행을 꼬집었다. 하지만 스폰이 대학 인근 상권 업주들에게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학생 측과 업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번에는 좋은 효과를 거둔 스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2010년 충남대학교에서는 자그마한 실험이 시작됐다. 한 학생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품앗이’ 쿠폰은 충남대 앞 궁동 로데오거리의 상권을 부흥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기획은 축제를 위해 기획한 단발성 아이디어가 아니라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학생들도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쿠폰을 통해 업주들은 소비를 유도할 수 있어 현재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기획 당시 “너도 스폰 받으러 온 거냐”와 같은 지역 상인들의 불만을 들었지만, 꾸준한 설득과 하나둘씩 호응하는 주변 업주들의 반응으로 상권 전체가 참가하게 됐다. 한 학생의 실험으로 시작한 간단한 후원과 협력이 ‘아이엠궁’이라는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해 지역상권의 동반자로 함께 나아가고 있다.

후원을 통해 만들어낸 이익을 좋은 곳에 쓰는 경우도 있다. 작년 중앙대학교 동아리 ‘네비게이토’는 스폰을 받아 축제에 부스로 참가해 벌어들인 수익을 학교 측에 기부하는 훈훈한 이야기가 알려졌다. 이 동아리는 생과일주스, 와플 등을 팔아 얻은 200여만 원의 수익을 학교에 전달해 아름다운 순환의 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성균관대학교는 천편일률적으로 가수를 초청하는 축제에서 환경과 환원을 컨셉으로 한 축제를 연 바 있다. 당시 축제는 후원을 받은 금액으로 구입한 휴대용 커피 잔과 공정무역커피를 저렴하게 판매했고, 수익금은 전액 몽골나무심기운동에 기부하는 선행을 보였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전국 대학생 재즈 페스티벌’은 대학생과 기업의 후원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전국의 대학생들이 모여 기획, 공연을 담당하는 이 축제는 기업들의 후원을 통해 개최하며, 얻은 이익을 전부 불우한 청소년에게 기부한다. 입장료는 무료지만 원한다면 공연료를 주는 형식을 통해 원하는 만큼 기부를 할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재즈 페스티벌은 현재 120개의 대학이 참여하고 있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30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축제를 꾸미는 데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