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에 ‘발 없는 새’가 늘어나고 있다. 실업률이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뉴스가 더 이상 새로울만한 거리도 되지 않는 현실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모두가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입생조차도 술자리를 사치라고 여기며 ‘스펙탑’을 쌓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운동장은 휑해졌다. 학내 대부분의 동아리가 회원 수 감소 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안타깝다. 청춘을 지나는 20대의 열정과 에너지가 도서관에서 낭비되고 있는 현실이 말이다. 배움이 오직 도서관에서 몇 시간씩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친구와 함께 꽃비를 맞으며 거니는 교정에서도, 선후배가 뒤엉켜 뛰노는 운동장에서도 배움이 있지는 않은가. 대학은 진리를 가르치고 무릇 진리는 사람을 향해야 한다. 세파가 아무리 거세져도 대학이 잃어서는 안 될 본질적인 가치다.

이력서에 써내려간 몇 줄이 취업의 당락을 좌지우지 하진 못한다. 오히려 이유 없이 쌓는 스펙은 클리셰처럼 진부하게만 느껴질 수 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창의력 또한 여러 사람을 만나며 얻은 경험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김중수 총장은 취임 이후 줄곧 “대학은 지식뿐만 아니라 더불어 사는 지혜를 깨치는 곳”이라며 ‘캠퍼스 라이프’를 강조하고 있다. ‘Intramural League’, 스마트 캠퍼스, 학생 중심 교육 등이 모두 캠퍼스 라이프의 일환으로 짜여진 정책이다. 이 같은 정책은 지난해 미숙했던 부분을 보완하면서 올해 참여 학생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의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학이 대학다워지고 있다.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취업을 좇지 않고 사람을 좇는 4년. 한림 학우 8000명 모두가 설렘과 기대만 가득한 대학 생활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