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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시가 있는 하루] 18세
18세 박상수 어떤 날은 종일 스탠드에 앉아 운동부 애들이 빳다 맞는 것을 보았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막혀 있었다 철문 앞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고 담배가 떨어지면 문밖의 바람소릴 생각했다 나비로 핀을 꽂은 숏 컷트의 여자애가 머리를 기댔다
한림학보   2006-07-03
[교양] [시가 있는 하루]비닐하우스
비닐하우스 - 조말선 구겨진 콘돔이 하얗게 부풀었다 독한 가난을 피임하는 막막한 터널 얇은 막이 터지도록 땀을 쏟았다 땀방울마다 해 하나씩 갇혀 시퍼런 욕망을 속성 재배하였다 근심은 뜯어낼수록 수북이 자랐다 산고가 식은 저물녘 문이 열리고 허리 굽은
김원국 작가   2006-07-03
[교양] [시가 있는 하루]내 그리움은 손가락에 있다
내 그리움은 손가락에 있다 - 양승준 내가 너를 만지고 싶은 것은 다만 러브 이즈 터치이어서가 아니라 너를 향한 그리움의 촉수가 온몸 가득 터질 듯 흘러내리다 마침내 양손 끝에 뾰족하니 고여 있기 때문이다 아, 유성의 눈부신 추락을 보며 너를 꿈꾸었던
이현준 작가   2006-07-03
[교양] [시가 있는 하루]첫사랑
첫사랑 - 진은영 소년이 내 목소매를 잡고 물고기를 넣었다 내 가슴이 두 마리 하얀 송어가 되었다 세 마리 고기 떼를 따라 푸른 물살을 헤엄쳐갔다 1.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어떤 애는 나의 윗도리를 붙잡아 단단하게 뭉
한림학보   2006-07-03
[교양] [시가 있는 하루]별들을 읽다
별들을 읽다 -오태환 별들을 읽듯이 그녀를 읽었네 가만가만 점자(點字)를 읽듯이 그녀를 읽었네 그녀의 달걀빛 목덜미며 느린 허리께며 내 손길이 가 닿는 언저리마다 아흐, 소름이 돋듯 별들이 돋아 아흐, 소스라치며 반짝거렸네 별들을 읽듯이 그녀를 읽었네
김원국 작가   2006-07-03
[교양] [시가 있는 하루]봄눈
봄눈 - 정한용 길은 존재하지 않는 나무속에 있다 겨울 피부 거칠게 패인 상처 위로 막 작은 입을 연다 우리들 가슴 한 모서리 아무도 볼 수 없는 그리운 집 저편으로 봄눈 날리고 안개, 그래, 그 불투명이 깊어진다 늙은 어머니 관절염처럼 무릎이 시려오
이현준 작가   2006-07-03
[교양] [시가 있는 하루]본 적 있는 영화
본 적 있는 영화 - 이근화 반쯤 뜬 눈으로 우유팩이 든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흔들거리며 걸어도 모든 게 반 토막으로 보이는 건 아니야 물론 남은 우유를 위해 고양이를 키우는 건 아니지만 저기 아침 창가의 이다, 햇살과 먼지 속에 아무렇게나 찢어진 고
한림학보   2006-06-28
[교양] [시가 있는 하루]길
시가 있는 하루 길 - 신경림 길을 가다가 눈발치는 산길을 가다가 눈 속에 맺힌 새빨간 열매를 본다 잃어버린 옛 얘기를 듣는다 어릴 적 멀리 날아가버린 노래를 듣는다 길을 가다가 갈대 서걱이는 빈 가지에 앉아 우는 하얀 새를 본다 헤어진 옛 친구를 본
이현준 작가   2006-06-01
[교양] [시가 있는 하루] 맨발 -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
한림학보   2005-09-05
[교양] [시가 있는 하루] 피아노 - 김은정
세상이 다 건반이네 자판도 건반 책꽂이도 건반 책 속의 활자들도 건반 그 뿐인가 바닷가 은모래 밭도 건반 솔가지 사이로 걷는 오솔길도 건반 나의 마음도 건반 당신의 마음도 건반 그래서 잘못 건드리면 예기치 않는 소리가 나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소리라고
한림학보   2005-07-04
[교양] [시가 있는 하루]소음들
소음들 (이장욱) 오전 열한 시에 나는 소리들을 흡수하였다. 오전 열한 시에 나는 가능한 한 시끄러웠다. 창문을 열고 수많은 목소리가 되었다. 나는 음속으로 변형되었다. 네 안에 들어가서 삼십 초 동안의 기억이 되었다. 비 내리는 어머니의 썩어 가는
한림학보   2005-04-26
[교양] [시가 있는 하루]미국을 위한 기도
미국을 위한 기도 (박의상)미국이 불쌍합니다세상에서 제일 강하다,면 무엇합니까 제일 부자라,면 무엇합니까 아직도 모자란다!고 그저께도 기도하고 어제도 기도하고 아직도 모자란다!고 오늘 또 엎드려 기도하는데보세요, 저기붓시하나님,이시여미국에 축복을 주소
김원국 작가   2005-03-30
[교양] [시가 있는 하루] 독도
독 도 (고 은)내 조상의 담낭 독도 네 오랜 담즙으로 나는 온갖 파도의 삶을 살았다 저 기우뚱거리는 자오선을 넘어 살아왔다 독도 너로 하여 너로 하여 이 배타적 황홀은 차라리 쓰디쓰구나 내 조국의 고독 너로 하여 나는 뒤척여 남아메리카로 간다 뼈와
한림학보   2005-03-21
[교양] [시가 있는 하루]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
한림학보   2005-03-14
[교양] [시가 있는 하루]배
배 (김종국)어머니가 사준 꺼먹 고무신 한 켤레 그 배를 타고 건너지 못할 강은 없다까맣게 타버린 어머니 속내 말고는, 집에 돌아가 나이키 농구화를 벗어 손에 들고 신발장 문을 열면, 나이키, 리복, 퓨마 운동화와 샌들, 그리고 금강구두가 한 켤레 이
김원국 작가   2005-03-08
[교양] [시가 있는 하루]함박눈
함박눈 (이영광)강의동 현관의 ‘잡상인 출입 금지' 푯말 앞에서 속이 뜨끔해지는 선생그의 철지난 레퍼토리, 몇 년째 같은 걸 틀고 있지 같은 거밖에 안 주나 가르치기는 하되 ‘쫑'이 없는 사람 이 생 전체가 집행유예이고 무임승차이다 셔틀버스로 고속터미
김원국 작가   2004-12-14
[교양] [시가 있는 하루]단 한 사람
단 한 사람 (이진명)가스레인지 위에 두툼하게 넘친 찌개국물이 일주일째 마르고 있다 내 눈은 아무 말 안 하고 있다 내 입도, 내 손도 아무 말 안 하고 있다 별일이 아니기에, 별일이 아니기도 해야 하기에 코도 아무 말 안 하고 있다 그동안 할 만큼
한림학보   2004-12-14
[교양] [시가 있는 하루]가을 억새
가을 억새 (정일근)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 켜진 추억의 플랫폼에서 마지막 상행선 열차로 고개를 떠나보내며 눈물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
한림학보   2004-12-13
[교양] [시가 있는 하루] 소사 가는 길, 잠시
소사 가는 길, 잠시 (신용목)시흥에서 소사 가는 길, 잠시 신호에 걸려 버스가 멈췄을 때 건너 다방 유리에 내 얼굴이 비쳤다 내 얼굴 속에서 손톱을 다듬는, 앳된 여자 머리 위엔 기원이 있고 그 위엔 한 줄 비행기 지나간 흔적 햇살이 비듬처럼 내리는
한림학보   2004-11-17
[교양] [시가 있는 하루]빗방울 전주곡-립싱크 랩소디6
빗방울 전주곡 - 립싱크 랩소디6 (심재상)잠자리떼의 저공비행이 점점 더 격렬해집니다. 그 아우 성에 맞불이라도 지피듯 작은 물고기들이 입을 벙긋대 며 수면으로 솟구칩니다. 수백송이의 물꽃들이 폭죽처 럼 피어났다 폭죽처럼 스러집니다. 부서지고 또 부서
한림학보   200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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